대체 어디서 왔지? 부산에서 포착된 뜻밖의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6-01-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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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인근 금정산에서 포착된 멸종위기 2급 동물
부산 도심 인근 금정산에서 야생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꼽히는 멸종위기종 담비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9일 금정산국립공원준비단은 최근 금정산 여러 지점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 40여대를 분석한 결과 담비의 활동 모습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족제빗과 포유류에 해당하는 담비는 순수 육식동물로, 작은 쥐부터 자기 몸집보다 큰 동물까지 잡아먹는 생태계 최상위 사냥꾼이다. 주로 들쥐와 새, 개구리, 각종 곤충을 먹이로 삼으며, 맹금류와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랑이와 표범이 사라진 현재 남한 산림 생태계에서 담비는 사실상 최상위 포식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담비 배설물 400여점을 분석한 결과, 동물성 먹이가 절반 이상이었고 멧돼지와 고라니 같은 대형 포유류도 사냥 대상으로 확인됐다.
담비의 행동권은 최대 약 59㎢에 달해 멧돼지보다 10배, 너구리보다 70배 넓은 영역을 지배한다. 이처럼 넓은 서식 범위를 가진 최상위 포식자를 보호하면 같은 지역의 여러 생물종이 함께 보전되는 효과가 있어 '우산종'으로 평가받는다.

담비는 1997~1998년경부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국가 보호를 받고 있다. 1980년대까지 모피 채취를 목적으로 한 밀렵이 성행하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었고, 이후 서식지 파괴와 도로 건설로 인한 로드킬, 산림 개발 등으로 개체군이 더욱 축소됐다.
다만 법적 보호가 시작된 1998년 이후 밀렵이 감소하면서 최근 20여년 동안 남한 산지에서 담비의 수와 분포가 다소 증가하는 추세라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사람의 활동이 빈번하고 소음이 많은 도심 인근 산에서 예민한 야생동물인 담비가 서식한다는 사실은 그 아래 단계 먹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송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담비는 풀을 먹지 않고 아예 육식만 하기 때문에 상위 포식자가 있다는 것은 상징적인 평가를 받는다"며 "쉽게 비유하자면 연해주에 호랑이가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정산에 동물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을 낙동강 동편을 따라 형성된 '낙동정맥'과 연결돼 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경남 양산 천성산에서 금정산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은 사송 신도시 건설 등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이다.
해당 구역은 올해 3월 3일 지정 예정인 금정산 국립공원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금정산 야생동물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이라 산림 연결축 보존을 위한 조사와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교수는 "녹지 축이 연결돼 있으면 야생동물들이 안심하고 회피할 수 있고, 먹잇감을 따라 이동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가급적 생태 축을 이어주는 게 맞고 충분한 녹지가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단은 모니터링 조사를 계속 진행해 국립공원 개소식 전에 금정산에서 촬영된 야생동물의 종과 영상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다.
부산연구원 조사 자료를 보면 금정산에는 현재 총 1141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다. 이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로는 담비 외에도 식물 3종(자주땅귀개·가는동자꽃·삼백초), 포유류 4종(담비 포함, 수달·하늘다람쥐), 조류 6종(독수리·새매·황조롱이·팔색조), 곤충 1종(애기뿔소똥구리)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