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훈 셰프가 결승에 섰다면? ‘나를 위한 요리’를 물었다

2026-01-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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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사동 ‘크라운돼지’에서 송훈 셰프를 직접 만나다
냉철한 심사위원에서 눈물 많은 백수저가 되기까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4>에서 냉철한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던 송훈 셰프가 <흑백요리사 시즌 2>를 통해 서바이벌 참가자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미션 도중 예상치 못한 재료를 만나며 비교적 이른 탈락을 맞았지만, 대중은 그의 탈락보다 동료의 생존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는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했다.

이하 위키트리
이하 위키트리

지난 27일, 위키트리가 서울 신사동 ‘크라운돼지’에서 송훈 셰프를 직접 만났다.

<흑백요리사> 출연 비하인드부터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방송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의 삶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인간적인 온기가 느껴지는 성품은 물론, 예상 밖의 ‘헐렁한’ 매력까지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송훈 셰프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흑백요리사 시즌 2> 출연, 득과 실이 있다면?

제가 ‘크라운돼지’라는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난축맛돈’, 즉 우리나라 토종 흑돼지를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흑백요리사>에 도전하게 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었고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 한 분이라도 제가 하는 일을 알게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이라고 할 만한 건 사실 크게 없지만, 굳이 꼽자면 미션에서 ‘미더덕’을 만나고, 또 ‘요리 괴물’을 만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탈락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 아들들이 많이 서운해하고 속상해했던 모습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게 가장 큰 ‘실’이었죠.

Q. ‘프렌치파파’ 생존 확정 당시 눈물을 흘린 이유는?

‘프렌치파파’ 이동준 셰프는 미국 뉴욕에서 함께 학교를 다녔던 형입니다. 늘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인데, 그에 비해 원하는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어요. 가족을 위해 그 열심히 하던 요리를 한동안 내려놓았던 시간도 있었고요.

<흑백요리사>를 통해 다시 요리에 도전하는 형의 모습이 경연 내내 짠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워낙 돈독한 사이다 보니, 요리에 임하는 태도와 오랜만에 느꼈을 열정, 떨림, 진정성이 제게는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누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저 역시 아들을 둔 아빠로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Q. ‘크라운돼지’를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호영 셰프가 크라운돼지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고기를 직접 구워드리던 중, 저도 모르게 고기를 한 점 맛본 적이 있어요. 정호영 셰프가 친한 형이긴 하지만, 분명 손님이었고 다른 일행분들과 함께 온 자리였거든요.

아마도 고기를 굽다가 만족스러운 비주얼이 나오니, 편한 형 앞이라 순간적으로 궁금증을 참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고깃집을 운영하다 보면, 특히 배고플 때 고기 굽는 냄새는 정말 참기 힘들거든요. 이후 정호영 셰프가 한동안 저를 두고 “자기가 굽고 자기가 먹는 셰프”라며 농담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그 에피소드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송훈 인스타그램
송훈 인스타그램

Q. 흑백요리사 마지막 미션, 송훈 셰프님의 ‘나를 위한 요리’는?

뉴욕에서 일하던 시절, 최강록 셰프의 ‘나를 위한 요리’와 비슷한 맥락의 음식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바로 흑인들의 소울푸드인 ‘잠발라야’입니다. 남북전쟁 시기, 백인들이 먹다 남긴 자투리 재료를 모아 리조또처럼 끓여낸 요리인데요.

잠발라야 / Shutterstock
잠발라야 / Shutterstock

뉴욕 식당에서 일할 당시 남은 부재료들을 섞어 잠발라야처럼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그래서 최강록 셰프의 ‘나를 위한 요리’를 봤을 때, 저뿐만 아니라 정말 모든 셰프들이 그 요리에 공감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결승까지 올라 ‘나를 위한 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면, 저만의 신선한 재료로 저를 위한 잠발라야를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Q.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셰프님이 생각하는 본인만의 매력 포인트는?

과거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 시절에는 차갑고 냉철한 이미지로 많이 기억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로는 제가 가진 감성적인 면모에 주목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사실 제 MBTI는 INFJ로, 감성적인 성향이 강한 편입니다. 집에서도 누나들 사이에서 자란 막내라 여성스러운 면도 있고요. 음식 앞에서는 타협 없이 엄격하지만, 일 외적인 순간에는 허당 같은 모습도 많습니다. 그런 반전이 매력으로 보인 게 아닐까요? (웃음)

송훈 셰프가 운영 중인 서울 신사동 '크라운돼지' 전경 / 위키트리
송훈 셰프가 운영 중인 서울 신사동 '크라운돼지' 전경 / 위키트리
home 허주영 기자 beadjad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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