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를 볶을 때 '이렇게' 하세요...시간이 지나도 '절대' 굳지 않습니다
2026-01-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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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가 돌처럼 굳는 이유, 수분 관리와 불 조절이 답이다
설탕 대신 물엿을 쓰면 촉촉함이 산다
고추장멸치볶음은 밥상에 자주 오르지만, 막상 만들고 나면 딱딱하게 굳어버려 실망하는 반찬이기도 하다. 처음엔 윤기 돌고 맛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멸치가 돌처럼 굳어 숟가락이 멈춘다. 고추장멸치볶음을 끝까지 부드럽고 촉촉하게 즐기려면 양념보다 중요한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고추장멸치볶음이 굳는 가장 큰 이유는 수분 부족이다. 멸치는 원래 수분 함량이 낮은 식재료인데, 여기에 고추장과 설탕을 센 불에서 오래 볶으면 양념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한다. 여기에 설탕이 식으면서 결정화되면 멸치와 양념이 함께 굳어버린다. 즉, 문제는 고추장이 아니라 조리 순서와 불 조절에 있다.
먼저 멸치 손질부터 달라져야 한다. 팬에 아무것도 두르지 않고 멸치를 먼저 볶아 비린내를 날리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이때 오래 볶으면 이미 멸치가 수분을 잃는다. 약불에서 짧게, 멸치 표면이 살짝 마른 느낌이 들 때까지만 볶는 것이 좋다. 볶은 뒤에는 반드시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혀야 한다.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양념을 넣으면 멸치가 양념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더 단단해진다.

양념 구성도 중요하다. 고추장멸치볶음을 굳지 않게 만들고 싶다면 설탕만 사용하는 방식은 피하는 게 좋다. 설탕은 단맛을 빠르게 내지만 식으면서 굳는 성질이 강하다. 대신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섞어 쓰면 점성이 유지돼 시간이 지나도 촉촉함이 살아 있다. 고추장과 간장을 섞을 때도 고추장 비중이 너무 높으면 쉽게 텁텁해지므로, 간장이나 조청으로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불 조절은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한다. 양념을 팬에 넣고 끓일 때는 중약불이 기본이다. 양념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줄이고, 멸치를 넣은 뒤에는 빠르게 섞고 불을 꺼야 한다. 많은 사람이 멸치를 넣은 뒤에도 양념이 배도록 오래 볶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과정이 굳음의 시작이다. 멸치는 양념에 오래 노출될수록 수분을 빼앗긴다. 불을 끄고 잔열로 섞는 정도면 충분하다.

기름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참기름이나 식용유를 너무 적게 넣으면 양념이 멸치에 달라붙으면서 빠르게 마른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번 더 둘러주면 윤기가 살아날 뿐 아니라 공기와의 접촉을 줄여 굳는 속도를 늦춰준다. 이때 불 위가 아닌 불을 끈 상태에서 넣는 것이 포인트다.
마무리 타이밍도 중요하다. 고추장멸치볶음은 완전히 식기 전에 팬에서 꺼내야 한다. 팬에 남은 잔열이 생각보다 강해 양념을 계속 졸이기 때문이다. 팬에서 꺼내 넓게 펼쳐 식히면 열과 습기가 빠르게 빠져나가면서도 멸치가 과하게 굳지 않는다. 반찬통에 바로 담아 뚜껑을 닫는 행동은 내부 수분을 날려버리는 원인이 된다.

보관법 역시 맛을 좌우한다. 냉장고에 넣을 때는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되, 위에 랩을 한 겹 덮어 공기층을 줄이면 좋다. 꺼내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에 오래 데우기보다, 숟가락으로 뒤집어 상온에 잠시 두는 것만으로도 처음의 촉촉함을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다.
고추장멸치볶음을 굳지 않게 만드는 비결은 특별한 재료가 아니다. 멸치를 덜 말리고, 설탕을 줄이고, 불을 빨리 끄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반찬통 속 멸치는 끝까지 부드럽다. 매번 딱딱해져서 아쉬웠던 고추장멸치볶음이라면, 조리 습관을 조금만 바꿔보자. 밥 한 공기가 끝까지 술술 넘어가는 반찬으로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