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충전에 600km…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이것'
2026-01-30 16:53
add remove print link
인천공항에 세계 최초 액화수소 충전 기지 완성, 상용차 수소 전환 본격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세계 최초로 대규모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를 갖춘 수소 교통 복합 기지가 준공되면서 공항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전환이 본격적인 가시화 단계에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 하이버스는 29일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현장에서 인천공항 수소 교통 복합기지 준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 준비를 마쳤다. 이번 사업은 총 14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국토교통부 70억 원, 인천시 30억 원, 하이버스 43억 원의 분담 체계로 조성됐다. 하이버스는 현재 전국 21개소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인천시 미래산업 국장과 시의회 관계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프라 본부장,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 사업본부장 등 민관 주요 인사가 참석해 수소 경제 확산을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수소 교통 복합 기지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차고지 내 2771㎡ 부지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 설치된 액화 수소충전소는 시간당 320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이는 하루 최대 240대의 대형 수소 버스를 완충할 수 있는 규모로 기존 기체 수소 충전소와 비교해 처리 용량이 월등히 높다.

기지의 핵심인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에너지원이다. 이는 천연가스를 액화해 LNG를 만드는 방식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액체화 과정을 거치면 수소의 부피는 기체 상태일 때보다 약 8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부피가 획기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양도 늘어난다. 기체수소는 튜브트레일러 한 대당 200~400kg을 운반하는 데 그치지만 액화수소는 3000kg까지 실을 수 있어 운송 효율이 10배 가까이 높다. 저장 방식에서도 이점이 있다. 기체수소는 200바(bar, 압력의 단위) 이상의 고압 상태로 저장해야 하므로 사고 시 위험도가 크지만 액화수소는 대기압과 유사한 저압 상태에서 저장과 운송이 이루어져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이자 전국 단위의 공항버스 노선이 집중되는 핵심 거점이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평균 17만 2000대에 달한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인천공항 내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상용차 수소 전환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미 인천공항 셔틀버스 68대 중 36대가 수소버스로 교체됐으며 올해 중 추가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오가는 공항 리무진 버스들도 이번 복합기지 준공을 기점으로 수소 차량 전환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환경적 측면에서의 기대 효과도 상당하다. 공항버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약 548km로 일반 시내버스의 평균 주행거리인 229km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주행거리가 긴 대형 상용차를 수소차로 전환할 경우 탄소 감축 효율은 극대화된다. 수소 버스 1대는 연간 약 56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8000그루가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충전 시간 또한 전기버스보다 짧은 30분 이내이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600km 이상 확보되어 장거리 노선 운행에 최적화된 특성을 지닌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2030년까지 관내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 버스로 100%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시와 경기도 역시 공항버스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러한 대규모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천 서구에 위치한 액화수소 생산기지와의 연계성도 강화된다. 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 아이지이(IGE)가 운영하는 액화수소플랜트는 하루 90톤, 연간 3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수준의 시설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액화수소가 공항 복합기지로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순환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전영준 SK이노베이션 E&S 신에너지 사업본부장은 인천공항 수소 교통 복합 기지가 전국 공항버스들의 연료 공급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와 연계된 공급망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복합기지 준공은 단순한 충전소 신설을 넘어 대한민국 수소 경제가 생산에서 유통, 최종 소비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