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성병 걸린 사실 아내에게 숨기려고 시도"
2026-01-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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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제기... 엡스타인 문건 추가 공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에 불미스러운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약 30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정치권과 재계, 문화계 인사들의 이름과 이메일 교환 기록, 일정 메모 등이 포함돼 있다.
공개된 자료 가운데 엡스타인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한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렸고,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 게이츠에게 이를 숨기려 했다는 미확인 주장이 담겼다.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증상을 설명한 뒤 이메일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게이츠 측은 즉각 부인했다. 게이츠의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문건에서 확인되는 것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의 관계가 끝난 데 대해 좌절했고, 게이츠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접촉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자선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만났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를 믿은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에 관여했거나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혐의로 2019년 체포됐다. 그는 같은 해 뉴욕의 구치소에서 사망했으며, 당국은 사인을 자살로 결론지었다. 이후 수사 자료와 민사 소송 과정에서 확보된 문건들이 단계적으로 공개되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개 문건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엡스타인과 개인 항공기 탑승이나 만남이 확인된 인사들의 이름도 다시 등장했다. 이들은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부인하거나 제한적인 접촉이었다고 해명해왔다.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앞서 공개한 자료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함께 찍은 사진도 포함돼 있다. 다만 이번에 법무부가 공개한 문건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 문건을 통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엡스타인 사이에 이메일이 교환된 사실도 확인됐다. 문건에 따르면 러트닉은 2012년 12월 말 카리브해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을 방문해 점심을 함께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엡스타인은 “만나서 반가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러트닉이 과거 2005년 이후 엡스타인과의 교류를 끊었다고 밝혀온 기존 해명과 상반된다. 러트닉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통화에서 “엡스타인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엡스타인 사이의 이메일 교환 내용도 문건에 포함됐다. 머스크는 2012년과 2013년 엡스타인에게 “가장 흥겨운 파티는 어느 날에 하나”라며 개인 섬 방문 의사를 밝히는 이메일을 보냈다. 엡스타인이 당시 머스크의 배우자였던 탈룰라 라일리를 언급하며 “내 섬의 남녀 비율이 탈룰라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답하자, 머스크는 “탈룰라에게 비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다만 이후 머스크는 사정상 섬에 방문하지 못할 것 같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추가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과거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을 “소름이 끼치는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여러 차례 섬으로 초청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번 문건 공개가 형사 수사와는 별개로 정보 공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자료 상당수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당사자 간의 일방적 서술을 포함하고 있는 까닭에 개별 내용의 해석과 판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