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옛날 같으면 오르는 게 정상인데 못 오르는 결정적인 이유
2026-02-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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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불구 하락세
자금흐름과 수급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

비트코인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단순한 가격 조정이라기보다 시장 내 자금 흐름과 수급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10% 급락한 7만5709.88달러까지 밀렸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고점 대비 하락 폭은 30%를 넘어섰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최대 17%, 솔라나 역시 17% 이상 급락하는 등 주요 암호화폐 전반에 걸쳐 동반 약세가 나타났다.
시장 전반의 하락으로 피해 규모도 컸다.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이번 급락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1110억 달러 감소했다. 시장 추적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약 16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롱·숏 포지션이 청산됐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차입 거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대거 정리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배경으로 유동성 감소와 신규 자금 유입 둔화를 꼽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기영주 대표는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총액이 하락하는데 실현 시가총액이 늘지 않는다면 강세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현 시가총액은 각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표로, 실제 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를 반영한다. 이 지표가 정체됐다는 것은 새로운 매수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 대표는 초기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현물 비트코인 ETF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격적인 매수에 힘입어 상당한 미실현 이익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금 유입은 지난해 대부분 기간 비트코인 가격을 10만 달러 안팎에서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은 2024년 초부터 이어져 왔고, 최근에는 신규 수요 둔화와 맞물리며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존재는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기 대표는 이 회사가 지난 랠리의 핵심 동력이었다며,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는 한 70% 수준의 사이클형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도 압력 자체는 여전히 높은 상태여서 단기적으로 뚜렷한 바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7만6037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분은 소폭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의 재무 상태에 즉각적인 부담을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하락은 이른바 ‘해방의 날’ 이후 형성됐던 가격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방의 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시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후 비트코인은 수주간 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실망감 속에서 뚜렷한 반등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라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을 환경 변화에도 비트코인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달 들어 달러화 약세가 이어졌고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에는 뚜렷한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와 금 강세는 대체 자산인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 금과 은 가격이 급반전한 이후에도 암호화폐가 대체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지 못하면서 비트코인의 자산 성격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안전자산이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약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규제 불확실성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 구조와 관련한 새로운 규정 도입이 지연되면서, 제도적 명확성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기 대표는 이번 하락 국면이 단기간 반등으로 끝나기보다는 비교적 긴 횡보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약세장은 넓은 범위에서 가격이 오르내리는 횡보 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신규 자금 유입이 회복되기 전까지 비트코인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높은 변동성 속에서 제한적인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