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와 콩나물을 나란히 깔아보세요…물·기름 1방울도 안 넣고도 이게 됩니다
2026-02-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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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냄비에 완성되는 맛있는 요리, 비결은 불 조절과 비율
무와 콩나물을 물 없이 익힌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채소 자체의 수분과 배치만으로 충분히 가능한 조리법이다. 이른바 무-콩나물 반반 무수분 찜은 불필요한 양념을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단맛과 식감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별도의 물이나 기름 없이도 한 냄비 요리가 완성된다.

핵심은 재료 비율과 써는 두께다. 무는 약 500g 기준으로 0.5~0.7cm 두께로 도톰하게 채 썬다. 너무 얇으면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과하게 빠져 으깨지기 쉽다. 콩나물도 같은 중량인 500g을 준비해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빼둔다. 여기에 다시마 2장과 건표고버섯 1~2개가 숨은 역할을 한다. 물 대신 감칠맛을 보태는 장치다.
냄비 바닥에는 무를 아주 얇게 한 겹만 깐다. 이 과정은 단순한 배치가 아니라 타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그 위에 다시마와 표고를 올리고, 남은 무는 왼쪽에, 콩나물은 오른쪽에 나눠 산처럼 담는다. 섞지 않고 나란히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무 쪽에만 천일염 한 꼬집을 뿌리면 삼투압 작용으로 무의 수분이 빠르게 나오며 단맛이 또렷해진다.

불 조절도 공식처럼 지키는 편이 안정적이다. 처음 3분은 중약불로 냄비를 달궈 수분이 나오기 시작하게 하고, 이후 7분은 약불로 줄여 채소가 자기 수분으로 천천히 익게 둔다. 마지막 3분은 불을 끄고 뚜껑을 연 채가 아니라 닫은 상태로 뜸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콩나물 특유의 풋내가 사라지고 무는 투명하게 익는다.

조리가 끝나면 바닥에 자작하게 국물이 고여 있다. 이 국물은 무와 버섯, 다시마에서 우러난 채수로, 그대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밥을 비빌 때 2~3스푼만 넣어도 고추장이나 간장 양념이 과하지 않게 풀리며 질척이지 않는다. 별도의 물을 더할 필요가 없다.
비빔밥으로 즐길 경우 고추장 대신 간장 양념이 잘 어울린다. 조선간장 3큰술을 기본으로 다진 파와 마늘을 각 1큰술씩 넣고, 들기름 2큰술과 깻가루를 넉넉히 더하면 무와 콩나물의 담백함을 해치지 않는다. 참기름보다 들기름을 쓰는 쪽이 맛이 묵직해진다.

여기에 구운 김을 잘게 부숴 넣거나 데친 취나물 같은 산나물을 곁들이면 한 그릇 구성이 완성된다. 조리 과정에서 물과 기름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열량 부담이 낮고, 채소의 식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냄비 하나로 끝나는 조리법이라 설거지가 적다는 점도 현실적인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