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유언”·“세입자 배려”…민주당 다주택 의원 24명 중 6명 “팔기 어렵다”
2026-02-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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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은 답변 거부…중앙일보 전수 조사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압박성 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다주택 의원 상당수가 집 처분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처분을 꺼리는 이유도 다양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공개 때 2주택 이상을 신고한 민주당 의원(의원 본인, 배우자 기준)은 전체 162명 중 24명이었다. 이중 수도권에만 2주택을 보유한 의원은 4명, 수도권과 지방에 각각 1채를 이상 보유한 의원은 13명, 지방에만 다주택을 보유한 의원은 4명이었다.
중앙일보가 2일~3일 대상자 전원에게 매도 여부와 매도 의사를 확인한 결과, 재산 공개 이후 일부 주택을 매도했거나 매도 절차가 진행 중인 의원이 5명(안규백·안태준·염태영·윤종군·황정아 의원)이었다. 집을 내놨지만 팔리지 않은 상태인 의원은 2명이었다. 6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팔 의사가 없거나, 현실적으로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1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김성환 의원(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남 여수에도 아파트 1채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김 장관은 매체에 “5형제가 뜻이 맞아야 하는 거라, (여수 아파트 매각이)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 중랑에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보유한 서영교 의원도 "상속을 받아 다주택자이고, 지역에만 56년째 살고 있다"며 "지난 공천에서도 문제없다고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팔게 되면 거기 있는 세입자들이 주인이 바뀌면서 전세금이 높아질 게 아니냐"며 "매도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역구인 대전 대덕과 경기도 오산에 2주택을 보유한 박정현 의원은 “시아버지께서 경기 오산 단독주택을 물려주면서 팔지 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양천구에 아파트와 강원 원주에 단독주택을 소유한 송기헌 의원(원주을)은 “양천 아파트는 원래부터 살던 곳”이라며 “가족이 향후 거주 의사가 있어 세 부담이 있어도 감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민규 의원은 서울 관악구에 오피스텔과 서초구에 아파트 등을 보유 중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오피스텔이 가족 공동명의라 현실적 매도가 어렵다”며 “다주택자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와 경기 성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정일영 의원 측은 “가족과 매각 여부를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매도 의사가 있지만 팔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박선원 의원은 “아내의 상속지분 20%(경기 하남 단독주택)라서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고, 장철민 의원은 “세종 아파트를 내놓은 지 1년이 넘었는데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응답하지 않은 의원 11명 중 5명은 지역구와 수도권에 집 한 채씩을 보유한 경우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5월 9일까지 처분하기 어렵다는 한 언론사 사설을 지적하며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