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에 '맛살'을 넣어 보세요…진짜로 이게 됩니다
2026-02-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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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제거가 비결, 무의 식감을 완전히 바꾸는 조리 과정
냉장고에 무는 있는데 늘 국이나 생채 말고는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무는 사두면 양이 많아 처치가 애매해지는 재료다. 찌개에 조금 쓰고 나면 남은 무가 냉장고 한 칸을 차지한다. 볶기엔 맛이 심심하고, 생으로 먹자니 속이 차다. 결국 다시 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반복이 이어진다.

무를 잘게 다져 게 맛살과 섞어 주먹밥처럼 동그랗게 빚어내는 무 요리는, 익숙한 재료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든다. 한입 크기로 만들어 반찬으로도, 간단한 술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불을 오래 쓰지 않아 조리 과정도 부담 없다. 무가 주재료지만 먹는 순간에는 전혀 무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 요리의 핵심은 무에서 수분을 적당히 빼는 과정이다. 무는 껍질을 벗긴 뒤 곱게 채 썰거나 다져 준비한다. 여기에 소금을 아주 소량만 뿌려 5분 정도 두면 수분이 올라온다. 물기를 손으로 꼭 짜내야 반죽이 질어지지 않는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모양을 잡기 어렵다.
게 맛살은 결을 따라 잘게 찢어 무와 섞는다. 무와 게 맛살의 비율은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여기에 감자전분가루를 소량 넣어 재료를 묶어준다. 밀가루보다 감자전분이 가볍고 깔끔한 식감을 만든다. 너무 많이 넣으면 떡처럼 질어질 수 있다.

양념은 단순하게 구성한다. 간장으로 기본 간을 맞추고, 다진 마늘을 아주 소량만 넣어 풍미를 더한다. 식초는 몇 방울 정도만 넣어 무의 단맛을 살린다. 참기름은 마지막에 넣어 향을 정리한다. 모든 재료를 섞을 때는 치대지 말고 가볍게 버무린다.
반죽이 완성되면 손에 물을 살짝 묻혀 동그랗게 빚는다. 크기는 한 입에 들어갈 정도가 가장 좋다. 팬에 기름을 아주 얇게 두르고 중약불에서 굴려가며 굽는다. 겉면에만 살짝 색이 나면 충분하다. 오래 구우면 무에서 수분이 빠져 식감이 떨어진다.

이 무 요리는 바로 먹어도 좋지만 한 김 식힌 뒤가 더 맛있다. 내부의 수분이 정리되면서 모양이 안정되고 맛이 어우러진다. 간장이나 초간장을 곁들이지 않아도 간이 과하지 않다. 아이들 반찬으로 내기에도 부담이 없다.
남은 것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다음 날 먹을 때는 팬에 약불로 살짝 데우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는 수분을 날려 퍽퍽해질 수 있다. 다시 데울 때 참기름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향이 살아난다.

무는 조연에 머무는 재료가 아니다. 조리법을 바꾸면 식탁의 중심이 된다. 작고 동그란 무 요리 한 접시는, 남아 있던 무를 가장 기분 좋게 비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