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세월이 빚어낸 무릉도원…엘리자베스 여왕이 73세 생일상 받았던 '한국 마을'

2026-02-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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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 낙동강 물길이 감싸안은 전통 가옥의 정취와 역사

1999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연합뉴스
1999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연합뉴스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을 감싸 흐르는 곳에 안동 하회마을이 자리한다. 강물이 동쪽으로 흐르다 S자 형태로 마을을 휘돌아 나가는 지형에서 ‘하회(河回)’라는 이름이 비롯됐다. 기와지붕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이 마을은 풍산 류씨 가문이 대대로 거주해 온 대표적인 집성촌으로, 조선 시대 유교 문화를 이끈 대유학자 겸암 류운룡 선생과 서애 류성룡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1999년 4월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한국 방문 중 하회마을을 찾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하회마을의 공간 구성은 지형적 특징과 맞물려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동쪽에는 태백산 지맥인 화산이 자리하고, 그 줄기가 마을까지 뻗어 내려와 낮은 구릉을 형성한다. 가옥 배치는 이 구릉의 흐름을 따르다 보니 집들의 좌향이 남향으로 일정하게 맞춰지지 않고 동서남북 다양한 방향으로 앉혀져 있다. 마을 중심에는 양반가의 위상을 보여주는 규모 있는 기와집들이 자리하고, 그 주변을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초가집들이 둘러싸는 형태라 계층 구조가 공간 속에 드러난다는 점도 특징이다.

안동 하회마을 / 유튜브 '마카다안동(안동시청_Andongcity)'
안동 하회마을 / 유튜브 '마카다안동(안동시청_Andongcity)'

풍경 또한 하회마을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마을 앞을 흐르는 낙동강과 강 건너의 부용대 절벽, 넓게 펼쳐진 백사장, 만송정의 노송 숲이 한눈에 들어오며, 현재는 부용대 앞으로 물길이 다시 열려 기상 상황에 따라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정취도 즐길 수 있다. 마을 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통 가옥의 배치와 생활 흔적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게 다가온다.

하회마을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한국의 역사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마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상설 공연으로 이어지고, 매년 가을에는 안동 원도심과 하회마을 일대에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려 지역의 전통과 축제가 함께 호흡한다. 인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과 신라 시대에 창건된 봉정사를 비롯해 고산서원, 귀래정, 계명산과 학가산 자연휴양림, 와룡산 등 둘러볼 만한 명소도 가깝다.

안동 하회마을 / 안동관광 홈페이지
안동 하회마을 / 안동관광 홈페이지
하회마을 원지정사 / 안동관광 홈페이지
하회마을 원지정사 / 안동관광 홈페이지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선비 문화와 함께 전해 내려온 안동소주, 제사 음식을 바탕으로 만든 헛제삿밥, 짭조름한 풍미의 안동 간고등어, 담백한 안동 국시는 하회마을 방문과 함께 맛보기 좋은 지역 음식으로 꼽힌다. 입장료는 성인 개인 5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이며, 단체는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200원으로 할인된다. 안동 시민은 별도 할인 혜택이 있어 신분증을 지참하는 편이 좋다. 하회마을은 강과 산이 만든 지형 위에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쌓여 온 공간으로,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풍경 속에서 차분히 확인할 수 있는 여행지다.

안동 하회마을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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