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노래했는데…장범준과 같이 작업했던 '동창 가수' 사망
2026-02-0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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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준 버스킹 원년 멤버였던 젊은 싱어송라이터
밴드 얼지니티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해온 박경구가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38세.
9일 TV리포트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고인의 부고는 같은 날 개인 계정을 통해 전해졌으며, 사인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음악 팬들과 동료 뮤지션들은 깊은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경구는 인디 신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감성과 언어를 구축해온 음악가였다. 서정적인 가사와 담담하면서도 개성 강한 보이스는 그의 음악을 한 번에 알아듣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화려함보다는 일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길어 올리는 방식으로, 그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팬층을 형성해왔다.

그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 중 하나는 장범준과의 깊은 인연이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장범준이 버스커버스커로 대중적 성공을 거두기 이전부터 음악적 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장범준의 1집 앨범은 박경구의 참여가 없었다면 성립되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의 손길이 짙게 배어 있다. 타이틀곡 ‘어려운 여자’를 비롯해 ‘사랑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신풍역 2번출구 블루스’, ‘무서운 짝사랑’, ‘낙엽엔딩’, ‘내 마음이 그대가 되어’까지 전곡에 작사·작곡·편곡으로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공동 작업에 가까운 앨범을 완성했다.
1집 이후에도 그의 음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홍대와 건대 사이’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그는 ‘잠이 오질 않네요’, ‘추적이는 여름 비가 되어’, ‘소년’, ‘누나’ 등 여러 곡에서 장범준과 함께하거나 단독으로 작업하며 자신만의 색을 분명히 했다. 그의 노래에는 거창한 메시지 대신, 누구나 한 번쯤 지나쳤을 감정의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게 다시 꺼내 듣게 되는 힘을 가졌다.

부고가 전해진 뒤 팬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3월의 한 게시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범준이 자신의 4집 앨범 ‘찌질의 역사’를 공개하며 “경구의 건강을 기원하며 누나도 이 앨범에 함께 보냅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이에 박경구가 “저 건강합니다”라고 답했던 장면이다. 이 짧은 대화는 지금에 와서 많은 이들에게 먹먹함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