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못 볼 풍경이 '공짜'…1억 년의 세월이 흐르는 '나들이 명소'

2026-0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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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9경의 으뜸, 한탄강의 보석
1억 년 세월을 품은 '철원 고석정'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에 위치한 고석정은 한탄강의 역동적인 물길과 시간이 빚어낸 지질학적 신비가 어우러진 명승지다. 철원 9경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강 한복판에 우뚝 솟은 높이 약 15m의 거대한 화강암 바위 ‘고석(孤石)’과 그 주변의 정자, 그리고 현무암 협곡 일대를 아우르는 지명으로 통한다. 한탄강 중류의 수려한 경관을 대표하는 고석정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뒤 지금까지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철원의 핵심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의 중심이라 할 고석은 약 1억 1000만 년 전 백악기 중기에 지하에서 형성된 화강암이다.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으로 지표에 노출된 이 화강암은 이후 약 54만 년 전에서 12만 년 전 사이에 일어난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현무암 용암류에 완전히 덮이는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한탄강의 침식 작용이 계속되자, 용암대지 아래에 숨겨져 있던 화강암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하천이 해수면 높이에 맞춰 지형을 깊게 깎아 내려가는 하방 침식의 결과로 풀이되며, 용암대지 형성 이전의 지형과 화산 활동 이후의 지질 변화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습장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은 자연 경관뿐 아니라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기록에 따르면 고석정의 누각은 서기 610년 신라 진평왕 시절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진다. 당시 진평왕이 고석바위 맞은편에 약 10평 규모의 2층 누각을 짓고 ‘고석정’이라 이름 붙인 뒤 여가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후 조선 명종 시대인 서기 1560년 무렵에는 의적 임꺽정이 정자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했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실제로 강 중앙에 자리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몸을 숨겼다고 알려진 자연 동굴이 있고, 인근 산 정상부에는 과거의 흔적으로 보이는 석성이 일부 남아 있어 현장을 찾는 이들의 호기심을 더한다. 다만 원래의 누각은 한국전쟁 과정에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고, 1971년 복원 공사를 거친 뒤 1989년에 다시 한번 개축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고석정을 품은 한탄강 협곡은 용암이 분출하기 이전의 옛 물길과는 다른 새로운 경로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암대지 형성으로 기존의 낮은 지형이 메워지고 강바닥의 높이가 상승하면서, 하천이 수직으로 지표를 파 내려가는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단단한 현무암층이 깎여 나가고, 과거의 기반암이던 화강암이 홀로 남겨지며 오늘날의 독특한 절경이 완성됐다. 검은빛 현무암 주상절리와 밝은색의 화강암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풍경은 고석정이 지닌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

고석정 꽃밭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석정 꽃밭 / 철원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현재 고석정은 연중 상시 이용이 가능하며, 정자와 협곡 일대를 둘러보는 데 별도의 입장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인근에 조성된 고석정 꽃밭은 계절별 개화 시기에 맞춰 한시적으로 유료 운영되므로 방문 전 운영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즌마다 다채로운 수종을 선보이는 꽃밭은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면회객들에게도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며 지역 관광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고석정 방문 및 이용과 관련한 자세한 안내는 철원 관광 정보센터(033-450-555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철원 고석정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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