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통했다…박스오피스 1위 차지하고 '과몰입 댓글 폭주'하는 한국 영화

2026-02-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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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극찬 쏟아진 '왕과 사는 남자'…단종·세조 묘에 댓글까지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들의 폭발적인 과몰입을 부르고 있다. 개봉 이후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는 단종의 묘 '장릉'과 세조 묘 '광릉'에 영화 후기 댓글까지 남기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10일 전국 1536개 스크린에서 9만 5585명을 동원해 1위를 유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19만 5067명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가 강원도 영월의 유배지에서 촌장 엄흥도(유해진)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 이야기는 극장을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로 가득 채우며 호평받고 있다. 영화에는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 이준혁 등이 출연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관객들이 단순한 영화 감상에 그치지 않고, 지도 앱 등을 활용해 영화의 배경이 된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장소를 직접 찾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지도 앱 등을 통해 살펴보면 '장릉(단종의 묘)'과 '광릉(세조의 묘)'에는 관객들이 남긴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장릉'은 단종의 능으로, 단종이 1457년 세상을 떠나자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몰래 거두어 현재의 자리에 가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객들은 '장릉' 지도 앱의 리뷰 탭을 통해 "단종 위대해, 단종 안아, 단종 영원해, 단종 밥 많이 먹어, 단종 꼭 행복해" "홍위 넌 정말 위대한 왕이었고 누구보다 용감한 왕이었어…영월에 간다면 꼭 보러 갈게!" "영화를 보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전하 그곳에선 부디 편히 웃으며 쉬소서" "영화 보고 여운이 가시질 않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등의 코멘트를 달며 영화의 감동을 이어갔다. 반면, 세조 묘 '광릉'에는 풍자와 분노가 섞인 댓글들이 이어지며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현상은 관객들이 역사 영화 소비를 극장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새롭게 즐기는 또 하나의 트렌드로 풀이된다. 실제 역사적 공간을 검색하고, 현대 시민의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통해 역사가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는 대상임을 보여준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쇼박스

실제로 장항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속내를 밝혔다. 4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은 영화 제작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 감독은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야 하는가.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대한 기억들을 사람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실패했지만 패배자는 아니고, 나약하지 않다. 패배는 나약함의 동의어가 아니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관객들이 역사적 공간에 소감을 남기며 반응을 확장하는 모습은 감독이 작품을 통해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람과도 맞닿아 있는 모습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이제 개봉 2주 차에 들어갔다. 영화에 대한 과몰입 열기가 흥행 동력으로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11일 극장가에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휴민트'가 개봉을 시작한 상황. 설 연휴를 앞두고 두 영화가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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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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