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정말 가까운데 입장료까지 '무료'…1400년 신라의 달빛이 머문 '이곳'
2026-02-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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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염원 담긴 도봉산 '망월사'
의정부에서 가장 오래된 천년고찰
수도권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깊은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도봉산 자락에 아늑하게 안긴 망월사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된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자리한 이곳은 산사의 고즈넉한 매력을 간직한 채 등산객과 참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망월사는 이름 그대로 ‘달을 바라보는 절’이라는 뜻을 품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망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8년인 639년 해호선사가 창건했다. 의정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인 만큼 유래 또한 깊다. 당시 해호선사는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월성을 바라보며 나라의 평화와 왕실의 번영을 빌었다고 전해진다.
역사적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1988년 경기도 전통 사찰 제8호로 지정된 망월사에는 조선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지정 문화재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주봉 등 도봉산의 수려한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사찰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룬다.

산 중턱의 가파른 지형을 따라 세워진 망월사는 전각들이 계단 사이에 흩어져 배치된 독특한 구조를 지닌다. 덕분에 발길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특히 눈이 내린 뒤 범종각에 올라서면 하얀 눈을 머금은 영산전의 기와지붕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의정부 호원동 일대, 그리고 맞은편 수락산의 설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눈꽃이 핀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산사의 정취는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준다.
망월사로 향하는 길은 원도봉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약 1.7km를 걸어 올라가는 여정이다. 초반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사찰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제법 가파르게 변한다. 빠르게 걸어도 약 1시간은 소요되는 코스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는 편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는 등산로가 빙판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안전을 위해 아이젠을 지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도봉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대원사·원효사·광법사를 거쳐 가는 등 어떤 코스를 택하더라도 도봉산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산길 끝에서 만나는 망월사는 조용히 걷고 천천히 사색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이용 요금은 무료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은 도심 가까이에서 고요한 겨울의 정취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쉼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