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탄천산단 인허가’ 의혹, 감사원 공익감사로 간다… 시민 300명 서명 청구서 제출
2026-02-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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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운영을 둘러싼 악취·폐기물 논란 확산… 해외는 ‘사전 공개·주민감시’로 갈등 줄여
공주시의회 청구안 부결 뒤 정당·시민이 직접 요건 충족… 인허가 적법성 쟁점

[충남=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환경 갈등은 지역 산업 기반을 지키는 문제와 주민 삶의 질이 충돌할 때 증폭된다. 산업단지에서 폐기물 처리나 악취 유발 업종이 얽히면 민원이 장기화되고 행정 신뢰도 흔들리기 쉽다.
국내에서도 악취·오염 논란이 커진 뒤에야 기준을 다시 손보는 일이 반복돼 왔다. 해외에선 산업단지 입주와 변경 과정에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주민 참여형 모니터링으로 분쟁을 줄이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국내에서도 과거 악취·유해물질 논란이 확산되며 주민 건강 피해 우려로 번진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사후 수습보다 사전 점검과 투명한 절차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주시 탄천일반산업단지 내 특정 기업 인허가 과정의 위법성·직무유기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가 접수됐다. 공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시민 300여 명은 지난 1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서를 직접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제가 전면 부활한 1995년 이후 공주시를 상대로 정당이 주도해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는 게 청구인 측 설명이다.
이번 청구는 앞서 3일 공주시의회 제264회 임시회에서 ‘공주탄천일반산업단지 입주계약 및 인허가 절차 등의 적법성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안’이 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재적 의원 12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표, 반대 6표로 가결 정족수 7표를 채우지 못해 안건이 폐기됐다. 이후 민주당 의원 6명이 시민 서명을 받아 법적 요건을 갖추고 감사원에 직접 청구했다. 현행 제도는 일정 수 이상의 주민 동의가 있으면 지방자치단체 사무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구의 핵심은 탄천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A업체를 둘러싼 인허가 적법성이다. 청구인 측은 산단 실시계획 변경 승인 고시(충청남도 2022-195호)에서 외부 폐기물 반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데도, 공주시가 외부 동물성 잔재물 등 폐기물을 반입·재활용하는 ‘폐기물종합처리업’을 허가했다고 주장한다. 악취 유발 업체 입주가 제한되는 구역임에도 ‘동물성 혼합유지 사료 제조업’ 등록을 허가한 점도 감사 항목에 포함됐다. 입주 계약 당시 사업 내용이 식용 동물성 유지 제조로 돼 있었지만, 이후 폐기물 재활용과 사료용 혼합유지 제조로 변경됐는데도 계약 변경이 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청구인 측은 충남도로부터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른 축산물 가공업 허가를 받은 동일 시설에 대해 공주시가 폐기물종합재활용업과 사료 제조업 등록을 중복으로 내줘, 한 공간에서 식품 제조와 폐기물 처리, 사료 제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위법 소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A업체 사업계획서의 허위 작성 여부, 공주시의 자료 제출 거부 또는 일부 자료의 사실관계 논란도 감사 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을 포함한 청구인 측은 “시가 자체적으로 행정 오류를 바로잡을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시민들과 뜻을 모았다”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산단 운영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행정 신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감사원 판단을 통해 사실관계와 절차 적법성이 정리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기업 활동과 주민 불편이 동시에 커질 수 있는 만큼,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인허가 기준·정보 공개·사후 점검 체계를 정비해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