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도 들었다...국민 10명 중 9명이 바꿔야 한다고 답한 ‘이 표현’

2026-02-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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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 “과도한 높임 표현, 바꿔야 한다”
30개 항목 평균 61.8% 개선 필요…13개는 70% 넘어

방송과 언론, 키오스크 화면까지 일상 곳곳에서 쓰이는 공공언어를 더 쉽고 바르게 고치기 위한 정비가 본격화된다.

시민들이 커피를 들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시민들이 커피를 들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요즘은 카페나 매장 같은 곳에서 “커피 나오셨어요”, “준비되셨어요” 같은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다. 대화를 공손하게 만들려는 의도였겠지만 귀에 익을수록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남고 “생각이 틀렸다”처럼 맞는 줄 알았던 표현도 다시 보게 된다. 일상에 깊게 스며든 이런 공공언어를 더 쉽고 바르게 고치기 위해 정부가 개선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다매체 시대 공공언어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4세 이상 7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민 언어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에서 흔히 접하는 어려운 어휘와 잘못된 표현 30개를 제시한 뒤 개선 필요성을 묻는 방식이었다.

공공언어는 좁게는 공공기관이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뜻하고 넓게는 신문과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 무인자동화기기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모든 언어를 포함한다.

◈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과도한 높임말 손본다

조사 결과 30개 항목 전체에 대해 평균 61.8%가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13개 항목은 개선 필요성 응답이 70%를 넘었고 이 가운데 5개는 80% 이상이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개선 요구가 높았던 항목은 ‘그 제품은 품절이십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등 과도한 높임 표현으로 응답자의 93.3%가 바꿔 써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물이나 상황에까지 높임을 붙이는 말투가 어색하고 불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되·돼부터 혐오 표현까지, 어법 오류와 차별 표현도 정리 대상

어법 오류에 대한 개선 요구도 컸다. ‘되-돼’ 혼동은 90.2%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염두에 두다’를 ‘염두해 두다’로 잘못 쓰는 사례는 74.8%가 고쳐야 한다고 봤고 ‘맞추다-맞히다’ 혼동 역시 71.2%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차별적이거나 혐오의 의미를 담은 표현에 대한 거부감도 높았다. ‘맘충’ ‘급식충’ ‘설명충’ 등 ‘-충’ 표현은 87.1%가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고 ‘장애를 앓다’ 같은 표현도 78.7%가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저희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신 ‘우리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로 쓰자는 권고와 ‘생각이 틀리다’ 대신 ‘생각이 다르다’로 쓰자는 지적도 함께 제시됐다.

◈ 챌린지·쇼츠로 인식 바꾼다, 국민 제보 게시판도 운영

문체부와 국어원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을 추진한다. 유명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쉬운 우리말 다짐 이어가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쇼츠와 릴스 형식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는 ‘공공언어, 방송언어 개선 국민 제보’ 게시판을 운영해 일상 속 잘못된 언어 사례를 접수한다. 제보된 내용은 심의를 거쳐 향후 정책과 개선 작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선정된 표현과 올바른 사용법은 국립국어원과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

1. 과도한 높임 표현(사물 높임 등):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 말씀이 있겠습니다 / 이 제품은 품절이십니다 → 품절입니다

2. 되-돼 혼동: 안 돼는 일을 고집하면 안 되 → 안 되는 일을 고집하면 안 돼 / 개인정보가 유출되서 문제가 됬다 → 개인정보가 유출돼서 문제가 됐다

3. -충(맘충·급식충·설명충 등) → 사용 지양(특정 집단을 낮잡는 혐오 표현)

4. 저희 나라: 저희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우리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5. 틀리다-다르다 혼동: 너와 나는 생각이 틀리네 →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르네

6. 장애를 ‘앓다’ → 장애가 있다 / 장애를 가지다

7. 일반인-장애인, 정상인-장애인 → 비장애인-장애인

8. 염두해 두다: 글을 쓸 때 독자를 염두해 둔다 → 글을 쓸 때 독자를 염두에 둔다

9. (알아)맞추다-맞히다 혼동: 정답을 알아맞춰 보세요 → 정답을 알아맞혀 보세요

10. 한글-한국어 혼동: 그 책은 아직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다 → 그 책은 아직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11. 몰카(몰래카메라) → 불법 촬영

12. 용병 → 외국인 선수 / 외부 인력

13. 결정 장애 → 결정하기 어렵다 / 결정을 못 내리다

14. 주어-서술어 호응이 맞지 않는 표현: 좋은 하루 되세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15. 성적 수치심 → 성적 불쾌감

16. 저출산-저출생 → 맥락에 따라 저출생(또는 구분해 사용)

17. 이니셔티브 → 주도권 / 선제권 / 구상 / 발의 / 발의권

18. 리터러시 → 문해력

19. 타운홀 미팅 → 주민 회의 / 공청회 / 주민(국민)과의 대화 / (지역)주민 참여 회의

20. 소버린 에이아이(AI) → 자국 인공지능 / 독자 인공지능

21. 팩트 시트 → 설명 자료 / 핵심 정리문 / 공식 요약문

22. 디스커버리 제도 → 증거 열람 제도

23. 니즈 → 수요 / 요구 / 필요

24. 기부채납 → 기부를 하다 / 기부를 받다

25. 혈당 스파이크 → 혈당 급상승

26. 리스크 → 위험 / 손실 우려 / 손해 우려

27. 페이백 → 환급

28. 블랙 아이스 → 도로 살얼음

29. 스쿨 존 → 어린이 보호 구역

30. 자동제세동기(AED) → 자동 심장 충격기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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