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는 밥상] 조선시대 찐 얼죽아는 사실 '00'이었다?! #얼죽아DNA
2026-02-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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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음식이던 냉면, 언제부터 여름 별미가 됐을까?
온돌과 제빙 기술이 바꾼 냉면의 계절, 그 숨은 이야기
여름 별미 냉면, 원래는 '겨울 음식'이었다?!
오늘날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 꼽히는 냉면이 과거 조선시대에는 겨울철에 즐겨 먹던 계절 음식이었다는 사실이 역사적 기록을 통해 확인됩니다. 조선 후기의 세시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냉면은 11월 동지달에 먹는 음식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겨울에 냉면을 먹었던 세 가지 실질적 이유
조상들이 추운 겨울에 차가운 냉면을 선호했던 배경에는 당시의 농업 환경과 식재료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1. 메밀의 수확 시기와 특성: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늦가을에 수확하는 작물입니다. 따라서 겨울은 갓 수확한 메밀의 풍미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또한 메밀은 찰기가 적어 여름철에는 면이 쉽게 퍼지는 단점이 있지만, 겨울의 낮은 기온은 면발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유리했습니다. 2. 제철 식재료의 활용: 냉면 육수의 핵심인 동치미의 주재료인 무는 겨울이 제철입니다. 겨울철 무로 담근 동치미 국물은 당시 냉면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3. 얼음 조달의 한계: 현대와 같은 냉장 시설이 없던 시대에 냉면에 띄울 얼음을 구할 수 있는 계절은 자연적으로 얼음이 어는 겨울뿐이었습니다.
주거 문화와 냉면의 상관관계
냉면이 겨울 음식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주거 양식인 '온돌'의 영향도 컸습니다. 18세기 이후 한반도 북방에서 쓰이던 온돌이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겨울철 실내 온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뜨거워진 방 안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차가운 동치미 냉면을 찾게 된 것입니다.
여름 음식으로의 변화: 1910년대의 기술 혁신
겨울의 전유물이었던 냉면이 사계절, 특히 여름의 상징으로 변화한 것은 1910년대에 일어난 두 가지 산업적 변화 때문입니다.
첫째는 공장 얼음의 보급입니다. 제빙 기술의 발달로 여름에도 얼음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계절적 제약이 사라졌습니다. 둘째는 인공조미료 '아지노모도'의 유입입니다. 기존에는 감칠맛 나는 육수를 내기 위해 수개월간 동치미를 숙성시켜야 했으나, 조미료를 활용해 즉석에서 육수를 제조할 수 있게 되면서 냉면의 대량 생산과 상시 판매가 가능해졌습니다.
식사를 차갑게 먹는 냉면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한국만의 식문화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호의 문제를 넘어 지리적 여건과 주거 환경, 그리고 근대 기술의 도입 과정이 얽혀 만들어진 역사적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