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코스닥 분리·거래소 지주사 전환, 부산 금융 미래 흔드는 결정”
2026-02-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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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이전 묵살 이어 거래소 개편까지… “부산 홀대” 직격
- “금융중심지 부산 흔드는 구조 개편”… 320만 시민 대표 항의
- 코스닥 분리·지주사 전환 추진에 지역사회 긴장 고조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개 반발에 나선 가운데, 거래소 노조와 시장 안팎에서도 구조 개편의 방향성과 시기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청와대와 여당이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장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강하게 반발했다.
박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고시까지 마친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문제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 구조 개편 논의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이는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거래소 전반에 대한 제도 개혁을 주문한 이후 여당 차원에서 관련 입법 논의가 구체화되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청와대와 여권이 금융중심지 부산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코스닥 분리 및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논의를 추진하는 데 대해 부산 시민을 대표해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해 부산 시민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도 성명을 통해 “코스닥 분리는 상장 남발과 투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코스닥 자회사 전환이 투자자 보호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수익 구조가 취약해질 경우 상장 확대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코스닥의 역할은 단기 지수 상승이 아니라 혁신기업 육성에 있다”며 “시장 감시 기능이 분리될 경우 자율 규제의 효율성과 비용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 분리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인사 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노조는 “글로벌 주요 거래소는 시장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없이 구조 개편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위적 지수 부양보다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상장 유지 요건 강화 등 구조조정 정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신중론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코스닥 상장사는 시가총액 150억 원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내년에는 200억 원, 이후 300억 원까지 기준이 상향된다. 매출액 요건도 올해 30억 원에서 2029년 100억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과 개선 기간 부여를 거쳐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 같은 기준 강화 속에서 코스닥 시장 내 저가주(이른바 ‘동전주’)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적자 기업과 흑자 기업 간 주가 흐름이 더욱 차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가 1800개에 달하고 적자 기업 비중도 적지 않다”며 “기업 펀더멘털 개선 없이 지수 상승만 이뤄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기업의 본질 가치 제고가 병행되지 않으면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