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나자 빙판에 누운 이해인 “그 순간 든 생각은…”
2026-02-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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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 210.56점으로 첫 올림픽 8위
“안도감 들어 긴장이 풀렸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이해인은 최종 총점 210.56점으로 8위를 기록한 뒤 빙판 위에 대자로 누워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해인(고려대)은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서 최종 8위를 기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4.15점과 예술점수 66.34점을 받아 140.49점을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70.07점을 더한 최종 총점은 210.56점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210점대를 돌파하며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최고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즌 흐름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무대였다.
◈ 프리 ‘카르멘’ 끝까지 흔들림 없었다
프리 프로그램 ‘카르멘’에 맞춰 은반에 오른 이해인은 초반 점프 과제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흐름을 잡았다. 이어진 점프와 비점프 요소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구성을 이어갔다. 특히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 구간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최고 난도 레벨4로 정리하며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연기를 마친 직후 이해인은 빙판 위에 두 팔을 벌린 채 대자로 누워 환하게 웃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그 장면을 두고 “안도감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해낸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면서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프리가 더 떨렸는데 차분하게 끝까지 마쳐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프로그램을 할 때만큼은 나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고 그 시간을 최대한 즐기려 했다”고 덧붙였다.
◈ 공백기 이후 다시 증명…다음 목표는 세계선수권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즌 이해인은 적지 않은 굴곡을 겪었다. 공백기를 지나 다시 대표 선발전에서 출전권을 따냈고 그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시즌 초반에는 체력 문제로 후반부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됐다.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 프리에서도 막판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러나 밀라노에서는 달랐다. 그는 “지상 훈련 시간을 많이 늘리며 체력을 보강했다. 후반부를 버티는 힘이 조금씩 생겼고 오늘 경기에서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부담을 내려놓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본 노을을 기록하며 스스로를 진정시켰다고도 했다.

이번 경기는 관중석에 어머니도 자리했다. 이해인은 “ 오늘 엄마가 경기를 보러오셨는데 항상 큰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대회를 잘 마친 만큼 엄마와 함께 젤라토를 먹으러 갈 것”이라고 웃었다.
이해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4년 뒤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도 시야에 두고 있다. 이해인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최근 훈련했던 트리플 악셀도 계속 시도하면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빙판 위에 누운 그 장면은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첫 올림픽을 끝까지 마쳤다는 안도감이 고스란히 담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