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떠오른다"...의상 논란에 이정현 "그 정도면 병"
2026-02-2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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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논란 뒤에 숨은 공천 쇄신 의지와 정당 위기 극복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카키색 야전 점퍼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복장이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복장 선택을 둘러싼 해석과 반박이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입은 야상이 매를 맞는다”며 “별거 아니다. 위기 현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입는 작업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도 어렵고 국민도 어렵다. 이럴 때는 양복보다 현장 작업 복장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일하러 온 사람이다. 말보다 일할 때”라고 강조했다.

비판을 향해서는 강한 표현도 내놨다. 그는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계란 같다고 흉을 본다더니 유별난 시어머니들 참 많다”며 “구찌나 피에르가르뎅도 아니고 5만 원짜리 재래시장에서 산 옷을 가지고 계엄이라니 뻥도 그 정도면 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돈 없던 촌놈이 대학 시절 검정물 들여 1년 내내 입고 다니던 그 카키색 작업복이 이렇게 눈엣가시가 될 줄이야”라며 “아무리 질투가 나도 앞으로 석 달 열흘은 더 입어야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당 공관위 1차 회의였다. 이 위원장은 군복을 연상케 하는 카키색 야상 점퍼 차림으로 회의장에 등장했다. 당시 그는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지금 국민의힘은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이번 공천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판갈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과 위기 극복 의지를 강조하는 자리였던 만큼, 복장 역시 ‘비상 상황’과 ‘현장성’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 위원장의 복장은 계엄 옹호 복장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복은 아니지만 마치 군복 같은 느낌을 준다”며,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판결 직후 열린 회의에서 해당 복장을 착용한 점을 언급하며 “뭔가 메시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성 부대변인은 “정치인의 복장은 사실 메시지나 다름없다”며 “당권파나 지도부와 결을 같이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일 수 있고,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에게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치인의 옷차림이 단순한 개인 취향을 넘어 상징과 신호로 읽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이 위원장은 공천 원칙과 쇄신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복장 논란을 정치적 과잉 해석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22일 지방선거 100일을 앞두고 올린 글에서 “줄 세우기 없는 공천, 억울한 탈락 없는 룰, 능력 있는 신인에게 열린 문, 현역도 경쟁하는 구조, 공정함 등이 최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욕먹을 각오, 불출마 권고할 용기, 내부 반발을 감수하는 결단이 없다면 또다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공천권은 누구에게도 없다”며 “당 대표도, 시도당 위원장도, 국회의원도, 공관위원장도 자기 사람을 꽂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개 오디션식 경선이나 프레젠테이션, 시민·전문가 배심원 평가 방식 등 새로운 공천 절차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