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치지 마세요...2월 봄동은 '이렇게' 해야, 남편이 '삼겹살' 사옵니다
2026-02-28 08:30
add remove print link
봄동을 푹 지져 밥 한 공기 뚝딱, 황금 양념장의 비결
찬바람이 한풀 꺾이는 요즘은 봄동이 제철 음식이다.
결이 부드럽고 단맛이 도는 봄동은 겉절이나 비빔밥으로 많이 즐기지만, 요즘 입소문을 타는 방식은 따로 있다. 바로 ‘푹 지져 먹는 봄동 요리’다. 국도 찜도 아닌, 자박하게 끓여 깊은 맛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한 번 맛보면 밥 한 공기는 금세 비워진다.

이번 레시피의 주재료는 봄동 600g이다. 여기에 건멸치 한 줌, 대파 1대, 홍고추 1개, 청양고추 2개, 들기름 2큰술, 물 300ml가 더해진다. 양념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된장 2큰술, 쌈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2큰술이 이른바 ‘황금 양념장’의 전부다. 재료 구성만 보면 투박해 보이지만, 조리 과정을 거치면 깊고 진한 감칠맛이 살아난다.
먼저 봄동 손질이 핵심이다. 밑동을 자른 뒤 잎을 한 장씩 떼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봄동은 잎 사이에 흙이 남아 있기 쉬워 줄기 안쪽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물기를 털어낸 뒤 길게 반으로 갈라 먹기 좋게 4~5cm 길이로 썬다. 너무 잘게 썰 필요는 없다. 푹 지져 먹는 요리인 만큼 큼직해야 식감이 살아난다.
건멸치는 내장을 제거하면 쓴맛을 줄일 수 있다. 마른 팬에 기름 없이 1~2분 정도 볶아 비린내를 날린 뒤 사용하면 더욱 깔끔하다.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홍고추와 청양고추는 송송 썬다. 매운맛을 조절하고 싶다면 청양고추 양을 줄이면 된다.

이제 조리에 들어간다. 깊은 팬이나 냄비에 들기름 2큰술을 두른 뒤 중불로 달군다. 들기름 향이 올라오면 건멸치를 먼저 넣고 살짝 볶는다. 멸치가 노릇해지면 준비한 황금 양념장을 넣어 함께 볶는다. 된장과 쌈장이 기름에 한 번 볶아지면서 구수한 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단계다. 이 과정이 맛의 깊이를 좌우한다.
양념이 끓어오르면 물 300ml를 붓고 고루 풀어준다. 된장이 덩어리지지 않도록 잘 저어가며 끓인다. 국물이 한소끔 끓기 시작하면 손질한 봄동을 한꺼번에 넣는다. 처음에는 양이 많아 보이지만 금세 숨이 죽는다.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7~10분 정도 푹 지진다.
봄동이 충분히 익으면 줄기 부분이 투명해지고 양념이 깊숙이 배어든다. 이때 대파와 홍고추, 청양고추를 넣고 2~3분 더 끓인다. 마지막에 불을 약간 올려 국물을 자박하게 졸이면 완성이다. 국물이 너무 많지 않게, 자박하게 남아 밥에 비벼 먹기 좋은 농도로 맞추는 것이 포인트다.

완성된 봄동 지짐은 된장의 구수함과 쌈장의 달큰함,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멸치에서 우러난 감칠맛과 들기름 향이 더해져 깊은 풍미를 만든다. 무엇보다 봄동이 푹 익으며 부드러워지는데, 줄기는 촉촉하고 잎은 양념을 머금어 밥과 궁합이 좋다.
이 요리는 별다른 육수 없이도 재료 본연의 맛으로 충분히 깊은 맛을 낸다는 점이 매력이다. 멸치와 된장, 들기름이라는 한국 식탁의 기본 재료만으로 완성되는 소박하지만 힘 있는 한 끼다. 고기 반찬이 없어도 든든하고, 따뜻한 밥 위에 올려 쓱쓱 비벼 먹으면 제철 채소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