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은 2천억 퍼주면서, 함평은 무한경쟁?"~성난 함평군민, 세종시로 진격

2026-02-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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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함평군민 300여 명, 세종청사 앞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 및 삭발 투쟁
"국립축산과학원 이전 협조했더니 돌아온 건 '빈손'… 공모 방식 철회하라"
오민수 범대위 상임대표 "무안 공항엔 선지원 약속, 함평엔 이중잣대" 성토
스마트팜·태양광 등 5대 정책사업 지정 촉구… 24시간 철야 농성 돌입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국가 사업이라고 믿고 땅도 내주고 집도 내줬는데, 이제 와서 '알아서 따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무안 공항에는 2천억 원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해놓고, 함평은 찬밥 신세입니까?"

300여 명의 함평군민들이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서 3대 정책사업 확약을 촉구하는 시위를 히고 있다.
300여 명의 함평군민들이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서 3대 정책사업 확약을 촉구하는 시위를 히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 광장은 전남 함평군에서 올라온 300여 명의 군민들이 내뿜는 분노로 가득 찼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주민들은 "사기 행정 중단하라", "농림부 장관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강력히 성토했다.

이날 집회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이하 축산자원부)의 함평군 이전을 둘러싸고, 정부가 당초 약속과 달리 후속 지원 사업을 지자체 간 경쟁이 필요한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열렸다.

◆새벽 7시부터 버스 4대 분산 출발… "생존권 달린 문제"

이른 아침인 오전 7시, 함평군 신광면, 손불면, 월야면, 함평읍 등 주요 거점에서는 주민들을 태운 버스 4대가 세종시를 향해 출발했다. 개별 승용차 수십 대도 행렬에 동참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의 농민들이었지만, 생존권이 걸린 문제 앞에선 한목소리를 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68, 신광면)은 "평생 일군 땅 178만 평이 수용당하고 187명의 이웃이 고향을 떠나게 생겼는데, 정부는 고작 '가축방역 규제 폭탄'만 안겨줬다"며 울분을 토했다.

오민수 상임대표가 정책사업 확약 및 차별 행정을 규탄 하고 있다.
오민수 상임대표가 정책사업 확약 및 차별 행정을 규탄 하고 있다.

◆"무안은 되고 함평은 안 되나"… 형평성 논란 점화

오민수 함평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 상임대표는 삭발 투쟁과 함께 농림부의 차별 행정을 꼬집었다.

오 대표는 "국방부 사업인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을 위해서는 농림부가 먼저 나서서 스마트팜 등 2,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확약했다"며 "정작 본연의 업무인 축산자원부의 함평 이전에는 왜 뒷짐을 지고 우리를 피 말리는 공모 경쟁으로 내모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대위 측은 천안 성환 종축장 부지가 이전 후 14조 원대의 개발 혜택을 누리는 반면, 함평군은 막대한 토지 수용과 방역 규제로 인한 피해만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미 토지 보상이 75%, 지장물 보상이 64%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는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5대 요구사항 안 들어주면 끝까지 간다"… 무기한 농성 선포

이날 범대위는 농림부에 공모 방식이 아닌 '국가 균형발전 정책사업' 지정을 통한 5대 핵심 사업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요구사항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함평군 우선 지정 ▲이주민 생업 보장을 위한 스마트팜 30만 평 조성 ▲가축방역 피해 구제를 위한 스마트축사 5만 평 조성 ▲영농형 태양광 3GW 지정 ▲이주민에 대한 실질적 생업 대책 수립 등이다.

또한, 이전 예정 부지가 한빛원전으로부터 25km 이내인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다는 점을 들어, 국가 중요 유전자 자원을 위험 지역으로 옮기는 행정의 위법성도 함께 지적했다.

범대위는 이날부터 25일까지 3일간 집중 투쟁을 벌이는 한편, 5인 1조로 조를 짜 야간 철야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민수 상임대표는 "정당한 보상과 지원책이 문서로 확약되기 전까지는 실시설계 인가 등 어떠한 행정 절차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24시간 이곳을 지키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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