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대신한다?…현대차가 보낸 '든든한 팀원' 정체
2026-02-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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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 속에서도 작동하는 무인 소방 로봇, 소방관 안전이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안전을 확보하고 진압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독자 개발한 무인 소방 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하며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한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24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무인 소방 로봇 기증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성 김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을 비롯해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이진호 기획 조정관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재난 현장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자리였다. 전달된 장비는 현대로템이 개발한 전동화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HR-Sherpa)를 기반으로 화재 진압에 특화된 각종 첨단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증된 무인 소방 로봇은 고열과 연기로 인해 소방관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대형 화재 현장이나 구조물 붕괴 위험이 있는 장소에 투입된다. 로봇의 하드웨어가 되는 HR-셰르파는 본래 방산 부문에서 감시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무인 플랫폼으로, 이를 소방용으로 개량해 험지 주행 능력과 원격 제어 성능을 검증받았다. 장비 전면부에는 강력한 방수포(물 대포)가 장착되어 화재 양상에 따라 물을 직선으로 쏘거나 넓게 퍼뜨리는 방사 제어가 가능하다. 이는 발화 지점에 정밀하게 타격하여 초동 진압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극한의 환경에서 기체를 보호하기 위한 자체 분무 시스템도 도입됐다. 장비 외벽에 설치된 노즐에서 미세한 물 입자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수막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무인 소방 로봇은 섭씨 500도에서 800도에 이르는 고온 환경에서도 기체 내부 온도를 50도에서 60도 수준으로 유지하며 안정적인 작전을 수행한다. 가혹한 열기 속에서도 전자 장비의 오작동을 방지하고 장시간 화재 진압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시각적인 제약도 극복했다. 로봇 상단에 탑재된 시야 개선 카메라는 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구동되어 짙은 연기와 화염이 시야를 가리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발화 지점을 찾아낸다. 사고 현장에 고립된 구조 대상자의 위치를 식별하는 데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운용자는 무선 통신으로 연결된 원격 제어기를 통해 실시간 전송되는 현장 영상을 확인하며 안전한 거리에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다. 소방관이 직접 불길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셈이다.
구동계 역시 재난 현장에 최적화되었다. 6륜 독립 구동 인휠모터(바퀴 안에 모터가 들어있는 형태) 시스템과 고열에 견디는 특수 타이어를 장착해 화재 잔해물이나 복잡한 장애물이 널브러진 현장에서도 거침없는 기동이 가능하다. 엔진이 아닌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특성상 산소가 부족한 지하 주차장이나 밀폐된 터널 화재 현장에서도 엔진 꺼짐 현상 없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내연기관 소방 장비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장비 기증에 그치지 않고 실전 운용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지역별 담당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장비 운용 매뉴얼을 배포하고 이론과 실습 교육을 병행해 현장 적응력을 높였다. 이번에 기증된 4대 중 2대는 수도권 및 영남 119특수구조대에 배치되어 이미 실전 임무를 시작했으며, 나머지 2대는 3월 초 경기 남부와 충남 소방본부에 각각 배치되어 지역 사회의 안전을 지키게 된다.

소방관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2023년에는 전국 소방본부에 소방관들의 휴식과 심신 회복을 돕는 회복 지원차 10대를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차체 하부를 관통해 물을 직접 분사하는 EV 드릴 랜스 250대를 보급하며 전기차 화재 진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6월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에도 차량과 재활 장비를 지원해 부상 소방관들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도울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기증식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무인 소방 로봇이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는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역시 민간과의 혁신적 연대를 통해 첨단 과학 기술을 재난 현장에 적극 도입하여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이동의 자유를 넘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올바른 움직임을 지속하며 소방청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