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서열 2위’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전격 사의 표명

2026-02-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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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개편, 국민에 이익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 뉴스1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 뉴스1

재판소원제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둔 27일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처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에 이어 대법원 서열 2위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처장은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할 때 내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아 전국 법원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현직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하며, 재임 중에는 재판을 맡지 않는다. 박 처장은 지난달 13일 천대엽 전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박 처장의 사의 표명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사법부의 반발이 극에 달한 가운데 나왔다.

사법개혁 3법은 재판소원제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그리고 검찰 관련 개정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소원제란 법원의 재판 자체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아 헌법재판소가 이를 심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 청구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헌법재판소에 다시 다툴 수 없는 구조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이 조항이 바뀌어 당사자가 대법원 판결에 불복해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길이 열린다.

박 처장은 지난 25일 전국법원장회의 토론에 앞서 사법개혁 3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현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당 법률안에 대한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박 처장은 같은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박 처장은 "재판소원제 도입은 사실상 4심제로 가는 길이며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헌법상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권한이 분장돼 있고,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헌재가 재판소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헌법 사항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박 처장은 "대법관이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하급심에 있는 우수 판사들이 다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충원돼야 한다"며 "그 결과 하급심 약화가 매우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결하고 곧바로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사법개혁 3법의 마지막 관문인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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