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내란특검), 윤석열에게 무기징역 선고한 지귀연에게 직격탄

2026-02-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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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독재하려고 장기간 치밀하게 계엄 준비”

조은석 특별검사(왼쪽)와 지귀연 부장판사. / 뉴스1, 서울중앙지법
조은석 특별검사(왼쪽)와 지귀연 부장판사. / 뉴스1, 서울중앙지법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 항소하며 "12·3 비상계엄은 2023년부터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라고 밝혔다. 계엄이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지귀연 재판부에 직격탄을 날린 셈.

특검팀은 27일 '피고인 윤석열 등 8명,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 전부 항소 제기'란 제목의 언론 공지에서 1심 선고에 사실오인,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팀은 "계엄은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이고, 권력의 독점·유지 목적이 증명되는데도 원심은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며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 문란 목적의 판단 범위도 매우 협소하게 설정해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이 계엄의 장기 기획을 입증하는 핵심 근거로 제시한 것은 '노상원 수첩'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이 수첩에서 비상계엄 및 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수첩에는 군사령관 인사 관련 내용, 다음 국회의원 선거 일정, 특정 정치인 구금 계획 등이 적혀 있었으며, 이 내용이 2023년 10월 실제 군 사령관 인사 결과 및 2023년 12월 해당 정치인의 신병 상태 변화 등과 대응하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노상원은 이 수첩을 2023년 10월 단행된 군 사령관 인사 이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해 늦어도 2023년 12월에 작성을 마쳤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수첩에 기재된 군 사령관 인사와 국회의원 선거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노 전 사령관이 늦어도 2023년 12월까지 계엄 초기 구상과 기획을 하면서 이를 수첩에 적은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수첩의 작성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내용의 신빙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결심한 시기는 선포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이라며 비상계엄이 장기 계획이었다는 특검팀의 주장을 배척했다. 특검팀은 이에 대해 논리·경험칙에 반하는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수첩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1심의 계엄 준비 시기에 대한 판단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방사령관이 2024년 11월 9일 모여 비상계엄 선포 시 출동부대 준비 태세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며 계엄 실행을 결정했다고 특검팀은 봤다. 특검팀은 "이런 점에 비춰보면 윤석열 등은 늦어도 2024년 11월 9일 비상계엄 실행을 결정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이 약 5시간 회동을 갖고 비상계엄 선포 일자를 12월 3일로 결정했으며, 12월 1일 곽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은 1심 재판부가 계엄 선포의 권력 독점·유지 목적을 인정하지 않은 점도 잘못됐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입법기구 설치와 언론인·법조인 체포를 시도했고, 계엄 이후 상황 수습 계획을 밝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입법권을 장악하고 반대 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해 권력 독점·유지 상태를 지속시키려 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주장이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1심 판단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헌법과 계엄법상 비상계엄이 선포되려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는 상황적 요건과 필요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이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포 자체로 국헌문란 행위가 성립한다고 봤다.

특검팀은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국헌문란 행위로서 내란죄는 성립한다. 이에 반대되는 원심의 판단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포고령의 내용과 공고만으로도 의회·정당제도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헌문란 행위가 이뤄졌는데도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국헌문란 목적을 '강압에 의한 국회 제압 목적'으로만 지나치게 한정해 판단했다고 봤다. 특검팀은 "원심은 '5·18 내란 사건' 등에서 정립된 비상계엄 선포 행위의 내란죄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양형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1심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1심이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았다. 나아가 1심이 윤 전 대통령이 실탄 사용을 허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군인들에게 물리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모순적 사실인정을 하며 오히려 이를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고 특검팀은 지적했다.

특검팀은 계엄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돼 실행된 점,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 이후에도 정치적 행위를 하며 국민 분열을 야기해 범행 후의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도 불리한 양형 요소로 반드시 고려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이유로 유리한 양형 요소를 인정한 점도 잘못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형사재판에서 연령은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선고할 형과 피고인의 여명 연수를 비교해 실효적인 형을 산정하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범행 당시 고령이었다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검팀은 1심이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 당시까지 제출된 제한된 증거를 토대로 판단됐으며, 무인기 작전을 통한 계엄 요건 조성 증거 등 특검이 새롭게 수사해 획득한 증거 상당 부분이 제출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 내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공소 유지 활동을 해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내란 중요임무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1심에서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이 각각 선고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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