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비 3만원' 주는 군대 안 간다...장교들 임관 포기 상황 '심각'

2026-03-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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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임관율 75%로 추락… 초급장교 수급난, 돈으로 풀 수 있나

국군의 허리로 불리는 초급장교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임관한 장교는 25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23명보다 늘었지만 모집 정원 330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2022년 90%대를 기록하던 임관율은 4년 사이 75%로 떨어졌다. 생도 4명 중 1명이 교육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중도 이탈한 셈이다.

해·공군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해군사관학교는 78.8%, 공군사관학교는 74.9%의 임관율을 기록했다. 최근까지 80%대를 유지하던 해사마저 70%대로 내려앉으면서 전군에 걸친 초급장교 수급난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정점은 육군3사관학교다. 올해 임관 인원은 305명으로, 계획 인원 55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임관율은 55.5%로 사실상 반 토막이다. 입학 인원 자체가 369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데다 교육 과정 중 이탈자까지 겹치며 공석이 대거 발생했다.

최대 장교 공급원인 학군장교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올해 임관 인원은 2464명으로, 2024년 모집 정원 약 3700명과 비교하면 큰 격차가 난다. 학군장교를 포함한 5개 경로의 모집 총정원은 약 5000명이었지만 실제 확보 인원은 3329명에 머물렀다. 임관 포기가 늘어나면서 부대 인력 배치와 작전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초급장교 기피 현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병사 급여 인상으로 간부와의 보수 격차가 좁혀진 점, 잦은 당직과 책임 부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안정성과 명예가 직업 선택의 핵심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워라밸과 경력 확장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에 국방부는 처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금 만기 시 납입 금액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더해주는 ‘장기간부 도약적금’을 신설했고, 당직 근무비도 기존 금액에서 평일 3만원, 주말 10만원으로 인상했다. 초임 및 중견 간부의 보수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재정적 유인을 통해 장교 직업의 매력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대안으로는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교육 혁신이 거론된다. 드론, 로봇,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전형 훈련을 확대해 미래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교 복무 경력이 전역 이후 민간 산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복무 기간의 경험이 곧 사회적 자산이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초급장교는 소대와 중대를 이끄는 현장의 지휘관이다. 이들의 공백은 단순한 숫자 감소를 넘어 군 전투력의 토대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수급난은 이미 통계로 확인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을 넘어, 명예와 전문성, 미래 경력까지 아우르는 근본적 해법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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