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안 보인다?…3월 서학개미 순매수 TOP 5
2026-03-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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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레버리지에 자금 몰린 이유
지난 27일부터 5일까지의 결제분 기준 순매수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지수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통적인 에너지 우량주와 한국 시장 연동 상품에 대한 저가 매수세도 관측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에 집중된 화력이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115808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2위를 기록한 종목과 비교해도 14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2026년 초반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 안정화와 더불어 차세대 AI 칩 수요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선 공격적인 베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엔비디아(NVDA)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견고하다. 엔비디아는 5332만 달러의 순매수 결제액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특히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를 앞두고 월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자 변동성을 활용한 매수세가 유입되었다. 엔비디아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그래니트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 역시 4276만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5위에 안착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뿐만 아니라 레버리지 상품을 혼합해 수익률 극대화를 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의외의 결과는 2위와 4위에서 확인된다.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X(KORU)가 8173만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지수 추종 3배 레버리지 상품인 KORU에 자금이 쏠린 것은 한국 반도체 대형주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시점과 일치한다. 미국 시장 내 서학개미들이 오히려 역으로 한국 시장의 반등을 노리는 교차 투자의 형태를 보인 점이 이례적이다.
4위를 차지한 엑손모빌(XOM)은 5187만 달러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분산(헤지)을 위해 전통적인 에너지 우량주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2026년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자 배당 수익과 주가 방어력을 동시에 갖춘 에너지 섹터로 자금이 이동했다. 일부 분석가들이 엑손모빌의 고평가를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주가가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번 순매수 상위 내역은 시장의 변동성을 수익의 기회로 삼으려는 성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레버리지 ETF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과거 특정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이슈에 따라 자금을 빠르게 이동시키며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이 1위와 3위, 5위의 매수세를 견인하며 2026년 1분기 투자 트렌드를 정의하고 있다.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이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단순한 추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과 그에 연동된 파생 상품을 정교하게 조합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거래 상위 종목들의 면면은 현재 서학개미들이 기술적 분석과 매크로 지표를 결합해 매우 능동적인 자산 배분을 실행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