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항의 쪽지 붙였더니…“뚝배기 깨드릴게요”

2026-03-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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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보복 예고에 주민들 '덜덜'
전문가 “협박죄 처벌 가능성 크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아파트 단지 내 층간소음 갈등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른바 ‘현피’(현실에서 직접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를 떠올리게 하는 살벌한 경고장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 붙은 쪽지 2장 사진이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유리 벽에 인쇄된 쪽지와 손 글씨 반박 쪽지가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이었다.

먼저 붙은 인쇄 쪽지에는 “9호 라인 고층부 세대에서 음악 소리인지 TV 소리인지가 너무 크다”는 항의가 적혀 있었다. 작성자는 “평일에도 직장 안 가고 집에 있는데 아침부터 소리를 크게 틀면 자다가 깨고 집에서 어떻게 쉬느냐”며 “주말에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집이 울릴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디 집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밝혀 이미 특정 세대를 의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층간소음은 건물을 타고 훨씬 위아래 멀리까지 전달된다”며 “세대 간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갈등을 더 키운 것은 그 옆에 덧붙여진 손 편지였다. 층간소음 유발자이거나 제3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쪽지에는 “다른 세대 오해 받게 하지 말고 어딘지 알면 거기 가서 직접 따지라”며 “한 달가량 이딴 것 붙여 분위기 흐리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끄트머리에는 “3월 3주 차 이후에도 또 붙이면 뚝배기(머리를 뜻하는 속어) 깨드릴께여”라는 위협성 표현까지 적혀 있어 감정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은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붙은 살벌한 경고장. / 보배드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붙은 살벌한 경고장. / 보배드림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쪽지로 문제 제기하는 건 이해하지만 협박까지 가는 건 선을 넘었다", "'뚝배기' 발언은 법적으로 협박죄 성립될 수도 있다", "관리사무소에 먼저 신고해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공용 공간에 특정 세대를 겨냥한 비방성·협박성 문구를 남기는 행위는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반박 쪽지의 "뚝배기 깨드릴께여"라는 표현은 형법상 협박죄 구성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층간소음 문제는 이미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지난해 접수된 관련 민원은 3만 2662건에 달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층간소음과 관련한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가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 늘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갈등 해소를 위한 자구책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층간소음 관련 보상비를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하는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런 입주민 간 자율 합의는 법적 효력이 제한적이어서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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