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가 폭등은 작은 대가... 바보들만 다르게 생각해”

2026-03-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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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앞두고 골치 아픈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 대해 "이란 핵 위협이 제거되면 급락할 단기 유가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라면서 "바보만이 달리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처럼 밝혔다.

앞서 ABC 뉴스 인터뷰에서도 유가 급등을 "작은 문제"라고 일축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내 정치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는 가격 안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지만, 전쟁 전 갤런당 3달러 안팎이던 미국 휘발유 평균값은 이날 3.45달러까지 치솟았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를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불편한 상황이다.

그 와중에 이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반대한 인물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이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출 직전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하메네이의 아들은 내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며 자신이 후계자 지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공언했지만, 전문가회의는 이를 정면으로 무시했다.

모즈타바는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이란 권력 구조 안에서는 오래전부터 핵심 인물로 분류돼왔다. 공식 직책 없이도 아버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버지보다 더 강경한 노선을 걷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대선 직후 이란 내 시위 유혈 진압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미 2019년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선출은 단순한 외교적 패배가 아니다. 유가 급등은 전쟁이 인근 정유시설 공격으로 번지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묶인 데 따른 것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부담은 커진다. 바클레이즈는 현 상황이 2~3주 더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시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를 잡으려면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하고, 전쟁을 끝내려면 이란과 어떤 식으로든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그 상대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모즈타바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딜레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략비축유 방출을 촉구하며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값이 갤런당 43센트 올랐다. 전략비축유는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카드를 거부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것을 정치적으로 비난해온 터라 같은 수를 쓰기 어렵다는 사정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외교 방식은 변수로 남는다. 그는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자신이 반대했던 인물과도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전례가 있다. 모즈타바가 핵 협상이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에서 유연한 신호를 먼저 보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자신이 반대한 인물이 권좌에 오른 상황에서 치솟는 유가와 중간선거 압박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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