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합격하게 해주세요'…스님 홀로 쌓은 1000개 돌탑, 전국에서 찾는 '소원 성지'
2026-03-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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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굴산 기슭에 자리한 소원 명소, 합천 천불천탑
경남 합천군 허굴산 기슭에 자리한 천불천탑은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가슴 한구석이 경건해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황매산의 웅장한 기운이 이어지는 이곳은, 용탑 스님이 예로부터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용바위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홀로 돌탑을 쌓으며 조성한 공간이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탑들이 산비탈을 따라 늘어선 모습은 천불천탑만의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은 저마다의 바람과 소망을 조용히 꺼내 놓는 ‘소원 성지’로 알려져 있다.

천불천탑의 중심에는 용바위가 있다. 선사시대부터 기도의 터로 전해지는 이 바위는, 소원을 빌고 품에 안으면 그 진심이 닿는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바위를 안고 기도한 뒤 7일 안에 용바위와 관련된 꿈을 꾸면 소망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수험생 가족이나 중요한 일을 앞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바위 앞에 서면 거창한 수식어보다 '담백한 진심'이 먼저 떠오른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돌탑마다 매달린 형형색색의 리본이 눈에 들어온다. 리본은 색깔마다 각기 다른 염원을 상징하는데, 붉은색은 재물과 인연, 노란색은 건강과 가정 화목, 보라색과 파란색은 각각 시험 합격과 취업의 성취를 뜻한다. 방문객들은 가족의 건강, 사랑의 결실, 새로운 출발 등 각자의 바람을 리본에 적어 돌탑에 매단다.

천불천탑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사찰 자체의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용바위와 주요 순례 코스가 포함된 소원성취길을 이용하려면 1인당 1만 원의 소원 리본을 구매해야 한다. 주차장은 돌탑길이 시작되는 입구에 넉넉한 규모로 무료 운영돼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덕분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이브 삼아 찾기에도 좋고, 혼자 조용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알맞다. 층층이 쌓인 돌 틈 사이에 저마다의 사연이 머무는 이곳에서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건네는 응원의 한마디를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