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드디어 꿈에 무대에 선 고우석 “멀게만 느껴졌는데…”
2026-03-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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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게임 패배 속 빛난 투구, 고우석이 남긴 것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마이너리그)이 자신이 한때 소속됐던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구장 론디포파크에 다시 섰다. 무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17년 만의 4강 진출이라는 꿈은 무너졌지만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우석은 달랐다. 0-7로 끌려가던 6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파울 플라이,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내야 땅볼,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1루수 뜬공으로 차례로 처리하며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을 모두 빗맞은 타구로 돌려세운 것이다.
고우석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전(1이닝 무실점), 대만전(1⅓이닝 1실점 비자책)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전까지 3경기 3⅓이닝 비자책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대회 내내 안정감 있는 투구로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고우석은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8강에 올라간 것은 만족하지만, 아무리 강한 상대였다고 해도 콜드게임으로 진 것은 선수들 모두 반성한다. 앞으로 발전할 계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차의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프로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핑계는 접어둬야 한다"며 "상대 타자들이 워낙 좋았고 우리가 무너졌다. 다음 대회에서 만난다면 이겨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2024년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마이애미 말린스와 계약했지만, 2년째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올해로 3년째 도전을 이어가는 그에게 이날 8강전이 열린 론디포파크는 말린스 소속으로도 끝내 서보지 못한 메이저리그 구장이었다. 그렇기에 이날의 투구는 단순한 국제대회 등판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고우석은 "작년과 재작년에는 정말 한 번은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정말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오게 되니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고 막상 이기지 못하니까 정말 아쉽다"며 "내가 부족해서 여기를 와보지 못했다는 것도 아쉬웠다"고 자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WBC가 고우석에게 쇼케이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고우석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제게 WBC가 중요하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개인적인 의미는 크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며 "여기서 조금 잘 던지고 못 던진다고 해서 (빅리그 데뷔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