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매치' 베네수엘라, 미국 꺾고 사상 첫 WBC 우승
2026-03-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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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후 첫 맞대결, 베네수엘라 야구 강국 미국 꺾다
6번 도전 끝 정상 등극, 베네수엘라 WBC 사상 첫 우승
야구 강국 미국이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베네수엘라가 18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미국을 3-2로 제압하며 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베네수엘라는 여섯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오르며, 남아메리카 국가 중 최초의 WBC 우승국이 됐다. 라틴아메리카 전체로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결승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경기 바깥에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군사 작전을 통해 마약 테러 공모 등의 혐의를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자국으로 압송했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이번 결승을 '마두로 더비', '마두로 매치'로 불렀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SNS에 "최근 베네수엘라에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 아닐까?"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경기는 베네수엘라가 먼저 흐름을 잡았다. 3회 살바도르 페레스의 안타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의 볼넷, 미국 선발 놀란 맥클레인의 폭투가 이어진 뒤 마이켈 가르시아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이 났다.
5회엔 윌리에르 아브레우가 타구속도 106.1마일, 비거리 414피트의 솔로 홈런을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메이저리그 통산 94승의 선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는 4와 3분의 1이닝 동안 미국 강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제 몫을 해냈다.
미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2사 후 바비 위트 주니어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브라이스 하퍼가 중월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려 2-2를 만들었다. 대회 내내 2할 초반 타율에 머물던 하퍼의 첫 홈런이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9회초 루이스 아라에즈의 볼넷과 대주자 하비에르 사노하의 도루로 찬스를 만든 뒤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의 좌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추가했다. 9회말 마무리 다니엘 팔렌시아(시카고 컵스)가 미국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3-2 승리가 확정됐다.
베네수엘라는 이번 대회 내내 상위 랭킹 팀들을 잇달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5위인 베네수엘라는 1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했지만,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8-5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도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이탈리아를 4-2 역전승으로 누른 데 이어 결승까지 거머쥐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세 팀인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미국을 차례로 만나 모두 이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