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모친 오열…'20대 여성 틱토커 살해' 50대 남성이 받은 판결
2026-03-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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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30만 틱토커 살해한 남성, 1심서 중형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20대 여성 틱토커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50대 남성 A씨가 20일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던 사건인 만큼 구형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법원은 범행의 잔혹성과 범행 이후 태도 등을 두루 고려해 중형을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 모친은 눈물을 터트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홧김에 살해…시신은 수백 km 떨어진 야산에 유기
A씨는 지난해 9월 11일 인천 영종도에서 20대 여성 틱토커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전북 무주군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두 사람은 틱톡 라이브 방송 이후 차량 안에서 말다툼을 벌였고, A씨는 화가 난다는 이유로 B씨를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차에 싣고 서해안을 따라 이동해 전북 무주군 야산에 유기했다.
A씨는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8차례 정도 정차하며 동선 추적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같은 달 12일 오후 4시쯤 B씨 부모가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B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중 B씨가 A씨 차량에 탄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9월 13일 새벽 5시쯤 전북 무주군의 한 도로변에서 A씨를 검거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신분증 제시 요구 등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도주하려 하자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도주하려던 과정에서 경찰관을 밀치며 저항하기도 했다. 경찰은 9월 14일 오전 11시쯤 A씨를 체포한 곳으로부터 50~100m 떨어진 야산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구독자 늘려줄게"…투자 제안하며 접근한 뒤 범행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25년 5월쯤 B씨에게 접근해 "구독자를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동업과 투자를 제안했다. 이후 채널 운영 방향을 둘러싼 이견으로 갈등이 생겼고, 사건 당일에도 인천에서 영상 촬영을 하다가 말다툼 끝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당시 다른 20대 여성 틱토커 강제추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이었으며, 폭행 사실이 드러날 경우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피해자 B씨는 사건 당시 25세 젊은 나이에 구독자 30만 명을 넘기던 배우 지망생 틱토커였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는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되기 전에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피해자 부친에게 메신저를 보내기도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첫 재판에서 "폭행치사"를 주장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법정에서는 "살인죄 공소사실은 부인하고, 인정하는 것은 폭행치사"라는 취지로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러다가 결심공판에 이르러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는 용서를 구할 자격조차 없는 인간의 도리를 지키지 못한 죄인"이라며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해 유가족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유족은 수차례 법정에 나와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유족 아버지는 재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딸 이전에 피고인으로 인한 피해자가 있었다. 앞으로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라며 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도 강력히 요청했다.
"한창 꽃피는 나이였던 딸을 잔인하게 죽이고 산속에 유기한 살인자가 반성하는 사과문을 재판부에만 보냈다"며 "말이 안 된다. 또 과실치사로 죄를 축소하려는 의도는 더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자는 딸 한 명만 죽인 것이 아니다. 여기 나온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법정에 나온 피해자 어머니는 1심 선고가 내려지자 끝내 오열했다. 퇴정하는 A씨를 향해 "미안하지도 않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