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흩날리는 역사의 심장부, 두 발로 깨우는 ‘오월의 핏줄’~ 전남대 5·18 마라톤 뜬다

2026-03-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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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역사의 심장부, 두 발로 깨우는 ‘오월의 핏줄’~ 전남대 5·18 마라톤 뜬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980년 5월, 매캐한 최루탄 연기와 뜨거운 함성이 덮였던 역사의 발원지가 2026년 완연한 봄을 맞아 생명력 넘치는 질주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전남대학교가 벚꽃이 흩날리는 교정 한복판에서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스포츠라는 역동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최초의 ‘5·18 캠퍼스 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무거운 추모의 형식을 벗어던지고,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 숨 쉬는 오월의 정신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새로운 축제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5.18km의 땀방울, 광주역까지 뻗어나가는 10km의 연대

오는 4월 5일 오전 9시 출발 총성이 울리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육상 경기가 아니다. 참가자들은 숫자 자체로 묵직한 의미를 지닌 ‘5.18km’ 코스와, 캠퍼스 울타리를 넘어 도심으로 향하는 ‘10km’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달린다.

특히 10km 코스는 5·18 사적지 1호인 전남대 교정에서 시작해 사적지 2호인 광주역까지 역사적 공간들을 거대한 하나의 선으로 이어내며, 시민과 공동체가 연대했던 46년 전 그날의 에너지를 2026년의 도로 위에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정의·평화·인권' 세 갈래 민주길, 상징이 생동하는 코스

이번 마라톤의 백미는 전남대가 자랑하는 ‘민주길’을 직접 관통한다는 점이다. 러너들은 박관현 언덕과 김남주 뜰을 지나는 ‘정의의 길’, 윤한봉 정원과 윤상원 숲이 어우러진 ‘평화의 길’, 용봉열사 추모의 벽을 마주하는 ‘인권의 길’을 차례로 밟게 된다. 봄꽃이 만발한 이 상징적인 코스를 달리는 동안, 길목 곳곳에서는 재학생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져 러너들의 심장 박동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안방까지 전해지는 뜨거운 숨결… K-민주주의의 생생한 기록

현장의 벅찬 감동은 광주·전남 지역 안방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KBC광주방송이 대회의 전 과정을 생중계하며, 스튜디오에서는 주명옥 전남대 문화학과 박사 수료생이 마이크를 잡고 각 코스에 서린 역사적 배경을 깊이 있게 해설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아울러 식전 행사에서는 전남대 음악교육과 학생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대회의 모든 영상과 기록물은 훗날 ‘K-민주주의’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귀중한 아카이빙 사료로 영구 보존될 계획이다.

◆"박제된 과거 아닌,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오월"

대회를 총괄 기획한 조진형 전남대 대외협력처장은 이번 마라톤이 지닌 미래지향적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조 처장은 “역사가 깃든 민주길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달리는 경험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강렬한 체험이 될 것”이라며, “5·18이라는 위대한 유산이 멈춰진 과거의 기억으로 남는 것을 넘어, 오늘날 캠퍼스 안팎의 시민들이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살아있는 민주주의’로 진화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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