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이 이 대통령에게 사과하자... 발끈한 SBS노조 “언론탄압이다”
2026-03-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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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다시 반박... 박지원 “SBS 노조 적반하장”
조국 “오보에 대해 사과하라는 게 왜 언론 탄압이냐”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의 이재명 대통령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 보도를 둘러싼 사과 후폭풍이 정치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끈한 SBS 노조는 적반하장"이라고 직격한 것을 시작으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공방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뉴욕타임스는 오보 기사에 대한 정정 기사가 많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알'은 수년 전 이 대통령과 지역 조폭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고 당시 경위를 짚었다. 박 의원은 "이 보도 이후 2021년 국민의힘 등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조폭 'PJ파'로부터 20억 원을 수수했고, 관련해 5만원권 지폐 등이 언론에 사실인 양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는 사과·정정 보도를 해야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그알' 제작진도 결국 사과했다"며 "SBS 노조도 자사 보도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정정하라는 성명을 발표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그래야 "세계적 언론 뉴욕타임스처럼 존경받는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X에서 직접 사과를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그알' PD의 기적의 논리, 김상중 씨의 리얼 연기 덕분에 졸지에 살인 조폭으로까지 몰렸다"며 "이 방송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물리적 테러, 검찰을 통한 사법리스크 조작,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 하나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의 무덤에 사람을 매장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조작 폭로에 나선 국민의힘이나 '그알' 같은 조작 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며 "저도 과욕이겠지만,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그알' 제작진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변호인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8년 만의 공식 사과였다. SBS도 같은 날 '8시 뉴스'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사측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그알'은 장 변호사의 주장을 인용 보도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3년 전 '파타야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재판 기록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들을 확인해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는 언론의 고유한 기능인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으로 장 변호사의 주장과는 시기도 내용도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더 이상 자치단체장이나 야당 대표가 아닌 한 국가의 대표이자 최고 권력자"라며 "언론을 향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한마디 한마디에 언론 자유는 위축되고 독립성은 위협받는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사과 요구라는 압박으로 언론의 독립을 침해하지 말라"고도 촉구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22일 X에서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SBS 노조를 비판한 글을 공유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론직필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한다면 그 악영향에 비추어 언론은 일반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진실과 정의는 민주주의의 숨구멍이라 헌법은 특권 설정을 금하면서도 정론직필을 전제로 언론을 특별히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또 "책임 없는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결국 자신의 자유와 권리마저 해치게 된다"고 했다.
조국 대표도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들고 나섰다. 조 대표는 "이 대통령은 '좌표 찍기'와 허위 보도로 조리돌림당한 대표적 희생자"라며 "오보를 사과하라는 게 언론 탄압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과 몇몇 언론은 정치인 이재명을 죽여야 할 대상으로 찍었고 하이에나식으로 집단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며 "유사한 공격을 당한 저로서는 동병상련에 치가 떨린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SBS 노조를 향해 "윤석열 독재정권이 대놓고 언론 길들이기를 할 땐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따지면서 "성역 없는 취재와 보도는 중요하지만 언론 스스로 성역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지난 12일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자리하고 있다. '조폭연루설'을 2021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재점화했던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이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그알' 보도에 대한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알'의 해당 보도는 201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송은 이 대통령이 성남 지역 폭력조직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 의혹은 정치권의 공세와 유튜브 등을 통해 증폭되며 이 대통령을 '살인 조폭'과 연루시키는 이미지로까지 확산됐다. 당시 방송이 뿌린 씨앗이 수년에 걸쳐 정치적 낙인으로 굳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