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환담 장소 된 '무료' 도서관…2022년 개관, 국제 건축상까지 받은 '천년서고'

2026-03-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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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세월 위에 세운 현대적 서재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경주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고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다. 유적지를 따라 걷는 일도 뜻깊지만, 때로는 신라의 시간을 차분히 되새기며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한편에 자리한 한옥은 그런 순간에 어울리는 곳이다. 한때 유물을 보관하던 수장고였던 이 건물은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서재로 다시 태어나, 경주 여행의 새로운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혜경 여사와 캐나다 총리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가 2025년 10월 30일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김혜경 여사와 캐나다 총리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가 2025년 10월 30일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신라천년서고는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본래 국립경주박물관의 유물을 보관하던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도서관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전통 한옥의 단정한 외관은 살리면서도, 내부에는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더해 옛것과 새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러한 공간적 완성도는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신라천년서고는 한국실내건축가협회가 주관한 ‘2022 골든 스케일 베스트어워드’에서 협회상을 수상했다. 옛 수장고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기획력과 공간 활용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 ⓒ한국관광 콘텐츠랩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 ⓒ한국관광 콘텐츠랩

이곳의 가치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국제 건축상을 받으며 한국 건축의 미감과 공간 철학을 세계에 알렸다. 특히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당시 김혜경 여사와 캐나다 총리 배우자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가 이곳을 찾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는 신라천년서고가 박물관 부속 공간이라는 의미를 넘어, 국가적 귀빈을 맞이하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라와 경주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가 이용객을 맞이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이 발간한 전문 학술 도서를 비롯해 국내외 박물관의 전시 도록, 고고학과 미술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적이 폭넓게 갖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북큐레이션 룸이다. 박물관 큐레이터와 사서가 협업해 특정 주제에 맞는 책을 직접 선별해 소개하는 공간으로, 일반 도서관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밀도 높은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창밖으로는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지고, 그 풍경을 배경으로 활자 속에 담긴 천년의 역사를 마주하는 시간은 신라천년서고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 ⓒ한국관광 콘텐츠랩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 ⓒ한국관광 콘텐츠랩

신라천년서고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년 1월 1일과 설날, 추석 당일에는 휴관하며, 박물관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주차 시설과 도서관 이용은 모두 무료다. 자세한 운영 일정과 세부 사항은 방문 전 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립경주박물관 전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국립경주박물관 전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박물관 본관에서 찬란한 유물을 둘러본 뒤 이곳에 들러 조용히 여행의 여운을 정리하는 일정은,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신라천년서고는 책을 읽으며 머무는 공간인 동시에, 경주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느끼며 천천히 사색할 수 있는 장소로 기억될 만하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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