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 보유자들 초긴장하게 만드는 구글 신기술

2026-03-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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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사용량 6분의 1로 줄이는 터보퀀트... 반도체 시장 뒤흔들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게양대에 걸린 회사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게양대에 걸린 회사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뉴스1

발표 후 24시간 만에 관련 트윗 조회수 1190만 건. 구글 리서치의 연구 블로그 포스팅 하나가 AI 업계와 반도체 시장을 동시에 강타했다. 단 하나의 알고리즘이 수십조 원 규모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긴장감이 빠르게 퍼졌다.

구글 리서치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대형언어모델(LLM)의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 6분의 1로 줄이는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했다. 정확도 손실 없이 AI 추론 속도를 최대 8배까지 높이는 이 기술은 다음 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국제학습표현학술대회(ICLR 2026)에서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 공동저자에는 한인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터보퀀트가 겨냥한 것은 AI 모델 운영의 핵심 병목 지점인 'KV 캐시(Key-Value Cache)'다. 챗봇을 비롯한 LLM은 새로운 답변을 생성할 때마다 이전 대화 내용, 검색 결과, 문서 내용 등 맥락 정보를 고속 메모리에 저장해 재활용한다. 이 저장 공간이 KV 캐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처리해야 할 문서가 많아질수록 KV 캐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70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LLM이 512명의 사용자를 동시에 처리할 경우 KV 캐시만으로도 512GB의 GPU 메모리가 소모된다. 모델 가중치에 필요한 메모리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구글은 터보퀀트를 통해 KV 캐시 데이터를 기존 16비트에서 3비트까지 압축했다. 이 과정에서 정확도 저하는 없었다. 핵심은 두 가지 기술의 결합이다. 첫 번째는 '폴라퀀트(PolarQuant)'다. AI가 처리하는 데이터 벡터의 좌표 체계를 직교좌표에서 극좌표로 변환해 압축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직교좌표가 '동쪽으로 3칸, 북쪽으로 4칸'처럼 각 방향의 이동량을 따로 저장한다면, 극좌표는 '37도 방향으로 5칸'처럼 하나의 크기와 각도로 표현한다. 실제 AI 데이터는 수백에서 수천 차원의 벡터 구조로 이뤄져 있어, 이 방식을 적용할 때 압축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폴라퀀트는 기존 양자화 방식에서 반드시 함께 저장해야 했던 '정규화 상수'를 제거해 추가적인 메모리 낭비를 없앴다.

두 번째는 'QJL(양자화 존슨-린덴스트라우스 변환)'이다. 압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를 수학적으로 잡아주는 역할로, 벡터 수 하나당 단 1비트만 소모하면서 일종의 '수학적 오류 검사기' 기능을 수행한다. 이 알고리즘은 2025년 인공지능학술대회(AAAI 2025)에서 이미 발표된 바 있다.

터보퀀트의 가장 큰 강점은 '무훈련(training-free)' 설계다. 모델을 재학습하거나 별도 보정 과정 없이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구글은 Gemma, Mistral, Llama-3.1-8B 등 오픈소스 LLM을 대상으로 LongBench, 니들 인 어 헤이스택(Needle in a Haystack) 등 다섯 가지 장문맥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질의응답, 코드 생성, 문서 요약 등 전 영역에서 기존 비압축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메모리 사용량은 최소 6배 줄었다. 특히 수십만 단어 속에서 특정 정보 하나를 찾아내는 '니들 인 어 헤이스택' 테스트에서 완벽한 정답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H100 GPU 기준으로는 어텐션 로짓 연산 속도가 비압축 32비트 대비 최대 8배 빨라졌다.

이번 발표가 아직 실제 배포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짚어야 한다. 구글은 연구 논문과 알고리즘 개념만을 공개했으며, 실제 운영 환경에 통합 가능한 공식 코드는 아직 없다. 다만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구글의 공식 코드 공개 전에 이미 Triton, MLX, llama.cpp 등 플랫폼에서 자체 구현본을 만들고 있으며, 공식 코드는 2026년 2분기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기술 발표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가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진 탓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모건스탠리는 터보퀀트가 GPU·TPU에 탑재된 고대역폭메모리(HBM)나 모델 학습에 쓰이는 메모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같은 하드웨어로 4~8배 긴 문맥 처리가 가능해지거나, 훨씬 많은 사용자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돼 AI 도입 자체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의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오히려 늘어난다는 '제번스의 역설'이 이번에도 작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오터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 분석가는 현재의 극심한 메모리 공급 제약 상황을 감안할 때 터보퀀트가 실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ICLR 2026에는 터보퀀트와 경쟁하는 기술도 등장한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KVTC'는 PCA 기반 장식 제거와 JPEG 압축 개념을 차용한 방식으로 최대 20배 압축률을 달성하지만, 모델별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터보퀀트와 설계 철학이 다르다. 두 기술의 경쟁은 AI 추론 인프라의 차세대 표준을 둘러싼 본격적인 기술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업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터보퀀트가 단순한 실험실 수준의 성과를 넘어 실제 AI 서비스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추는 상용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업계 시선이 다음 달 ICLR 2026 무대로 향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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