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제주 4·3 사건 추모 "국가폭력 범죄 시효 없앤다"
2026-03-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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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공소시효 폐지, 78년 전 비극 되풀이 막는다
제주 4·3 희생자 추모와 함께 '시효 제도' 폐기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4·3 사건 78주년을 앞두고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방명록에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제주 4·3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다수 민간인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으로,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국가폭력 사례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참배에 앞서 SNS를 통해서도 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문과 사건 조작, 사법살인 같은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국가폭력 가해자들에게 수여된 훈포장 박탈 역시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향해 “이유 없이 죽창에 찔리고 총에 맞고 생매장당한 영혼들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제도적으로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부터 제주 4·3 문제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제77주년 추념식에서도 국가폭력범죄 공소시효 배제 법안 재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그 연장선에서, 대통령으로서 정책 추진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참배는 외교 일정에 앞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오는 4월 2~3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갈 예정으로, 일정상 추념식 당일 참석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사전 방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평가가 엇갈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시효 폐지는 인권과 정의 실현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법적 안정성과 소급 적용 문제 등을 둘러싼 논쟁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4·3을 둘러싼 국가 책임과 피해 회복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제로 평가된다. 이번 참배와 발언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접근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