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채 가졌는데 세금은?…국세청, 임대왕들이 숨긴 은밀한 수법 포착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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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동산 재벌들, 2800억 세금 탈루 현장 적발
임대료 숨기고 명품 구매···기업형 임대업자의 지능형 탈세

30일 국세청이 서울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등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서 아파트 5호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임대업자와 100호 이상 기업형 사업자 등 총 15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강 벨트 아파트.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강 벨트 아파트.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이번 조사는 주택 임대 수입을 과소 신고하거나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으로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탈루한 혐의자들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2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은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를 포함한 서울 지역 아파트 5호 이상 보유 다주택 임대업자 7개, 아파트 100호 이상 보유 기업형 주택임대업자 5개, 허위 광고를 통해 임대 후 고가로 분양한 업체 3개 등이다. 이들이 보유한 전체 임대아파트는 총 3141호로 공시가격 기준 9558억 원에 이르며, 이 중 수도권에 1850호가 집중되어 있다.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내에만 324호(공시가격 1595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 중 최고가 아파트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공시가격 58억 원을 기록했다.

주택임대업자는 요건을 갖출 경우 양도소득세 다주택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사 대상자들은 이러한 혜택을 누리면서도 이면으로는 지능적인 탈세를 저질렀다.

한 개인 임대 사업자는 서울 강남 개포와 송파 잠실 등지에 고가 아파트 8호를 포함해 전국에 19호를 보유하며 임대업을 영위해 왔다. 그는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을 타인에게 대여해 이자 수익을 얻었음에도 관련 소득 억 단위를 신고하지 않았다. 별도의 주택 임대 법인을 설립한 뒤에는 사주 일가의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입비 등 사적 경비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고, 이미 취득원가에 포함된 인테리어 공사비를 수선비로 중복 계상해 비용을 부풀렸다.

할인 분양을 내세워 입주자 모집, 임대 후 고가 분양하고, 임대 및 분양수익을 유용하여 자녀 법인 및 사주 일가에 부당 지원한 아파트 건설업체 / 국세청 보도자료
할인 분양을 내세워 입주자 모집, 임대 후 고가 분양하고, 임대 및 분양수익을 유용하여 자녀 법인 및 사주 일가에 부당 지원한 아파트 건설업체 / 국세청 보도자료

아파트 200여 호를 보유한 또 다른 기업형 임대업자는 거래 상대방이 증빙을 꼼꼼히 챙기지 않는 일반 개인이라는 점을 노려 주택 40여 호에 대한 임대 수입을 통째로 누락했다. 임대 아파트 수천만 원 상당의 인테리어 공사비는 자신이 운영하는 별도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수취해 해당 업체의 매입 비용인 것처럼 꾸몄다. 보유 중인 아파트를 회사 직원들에게 양도할 때는 제3자와 거래한 것처럼 위장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수십억 원의 양도차익 신고를 피했다.

아파트 건설업체가 분양 수익을 빼돌려 사주 일가의 사치 생활을 지원한 사례도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할인 분양'을 미끼로 임대 입주자를 모집한 뒤 분양 전환 시점에는 실제 할인 없이 고가로 분양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건설 용역을 몰아주거나 지급보증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됐다. 사주는 법인 자금으로 일가의 별장을 짓고 수억 원대 슈퍼카 여러 대를 구입했으며, 일하지 않는 가족에게 가공의 급여를 지급해 인건비 명목으로 세금을 줄였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자들에 대해 임대 수입 신고 누락은 물론 사적 경비 변칙 처리와 부당 지원 여부를 면밀히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고수익을 올리면서도 세법상 의무를 회피하는 다주택 임대업자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과세 형평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고의적인 조세 포탈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할 계획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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