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이 월 2000만원 나오는데 한국서 살 수 있어요?” 교포 글에 댓글 폭발
2026-03-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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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 달군 미국 교포 부부의 역이민 고민

65세 이후 매달 2000만원의 연금을 받는 미국 거주 교포 부부의 역이민 고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재산 0 연금 매달 2000만원'이라는 제목의 31일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82쿡에 올라왔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라고 밝힌 글쓴이는 "부부가 모두 교수로 일한다. 스스로 일궈온 삶이라 큰 재산은 없고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라면서 "65살부터 나오는 연금이 부부 합산 매달 한화로 최소 2000만원쯤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두 아이에게 집을 팔아 나눠주고 나면 남는 재산은 없을 것 같다"며 연금만 갖고 한국으로 역이민하는 게 가능할지 물었다.
글쓴이는 한국 의료보험을 목적으로 귀국을 고려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미국에서도 65세 이후엔 의료보험에 아무 문제가 없고 미국살이도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20대까지 살아온 한국에 대한 향수 때문에 은퇴 후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은퇴 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렸다. "이름 모를 작은 산들을 돌아다니며 동동주에 파전을 사먹고, 영어책을 읽어주는 도서관 봉사나 어르신들을 위한 영어 회화 교육 봉사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놨다.
댓글 반응은 어땠을까. 일부는 현실적인 우려를 제기했다. "담보로 대출받을 부동산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할 때가 문제"라거나 "나이가 들면 집주인들이 세를 잘 안 준다. 사람이 죽으면 정리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조언이 올라왔다. "미국에서 20대에 경험한 한국과 지금은 완전히 다른 곳이니 차이를 먼저 경험해보고 수용 가능한지 보는 게 먼저"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싸능할 반응은 세금과 복지 혜택을 둘러싼 논쟁에서 터졌다. 한 누리꾼은 "집은 자녀에게 주고 재산 없이 오면 한국 기초연금, 의료보험, 임대주택 혜택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젊었을 때 한국에 하나도 기여하지 않고 외국에서 살다가 다 늙어서 한국에 와 이런저런 혜택을 누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는 직설적인 비판도 이어졌다. 글쓴이가 제안한 영어 봉사에 대해서도 "AI 시대에 영어 봉사는 20세기 마인드"라거나 "요즘 젊은 애들 영어 다들 잘한다.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글쓴이는 댓글들을 보며 직접 반응했다. "시민권은 없고, 평생 달러로 돈 벌어 한국에서 다 쓰고 살겠다는데 이렇게 적대적일 일인지 모르겠다"며 "한국이 많이 각박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암에 걸렸을 때 미국에서 수술하고 치료했고, 아이 둘도 미국에서 낳아 미국 의료를 더 믿는데도 한국 시스템을 이용해먹으려는 게 아니냐는 편견이 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면 교포인 것 절대 숨기고 살아야겠다는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반면 "달러를 갖고 와서 쓰겠다는데 우리나라에 이득"이라거나 "한국에서 국민연금을 부부 합쳐 300만원도 못 받는 집이 많은데, 비난 글은 그런 사람들이 쓰는 각박한 글"이라며 글쓴이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월세 보증금 조금 마련하고 매달 월세 500만원을 내고 살아도 생활비로 1500만원이 남는다. 월 1000만원만 있어도 아주 넉넉하게 살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나왔다. 한 댓글은 "당장 이민 결정하지 말고 6개월씩 살아보며 수용 가능한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