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 낯 뜨거운 예측까지... 설욕이냐, 굴욕이냐

2026-03-3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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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코트디부아르 참패 딛고 오스트리아전서 반격 나서나

오스트리아 현지 매체가 먼저 비웃었다. "무기력했고 거의 저항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의 두 번째 친선 경기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길 것이 예상된다." 코트디부아르에 0-4로 완패한 한국을 향한 오스트리아 일간지 '호이테'의 평가다. 뼈아픈 패배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날아든 현지 매체의 냉소다. 그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한국이 다음달 1일(현지시각) 오전 3시 45분 빈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스트리아전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대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스트리아전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대한축구연맹 제공

지난 28일 영국 밀턴 케인스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 평가전은 재앙에 가까웠다.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4골을 내줬다. 결정적인 슈팅 3개가 연달아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지난해 7월부터 홍명보 감독이 공을 들여온 스리백은 코트디부아르의 개인기와 스피드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수비와 중원 사이 간격은 너무 넓었고, 빌드업은 느리고 부정확했다. 전술적 구심점인 황인범이 빠진 중원은 부실했으며, 후반까지 이어지지 못한 집중력과 세트피스 대처 실패까지 겹쳤다. 이재성이 결장했고 손흥민·이강인도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다지만, 코트디부아르 역시 전반은 1.5군이나 다름없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오스트리아전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현지시각 6월 11일)까지 약 7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5월 최종 엔트리 확정 전에 치르는 마지막 공식 경기다. 이번 결과가 나쁘면 월드컵 본선까지 가는 길에 거센 외풍이 불 수밖에 없다. 코트디부아르 참패 이후 홍명보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또 한 번 나쁜 결과가 나오면 집중 포화는 불가피하다. 대표팀이 박수 한 번 받지 못하고 출정하는 최악의 그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스트리아전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대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스트리아전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대한축구연맹 제공.

그래서 홍명보호는 이번 경기를 실험 없이 임해야 한다. 와르르 무너진 스리백을 재가동할지, 포백으로 전환할지 결단을 내려야 하며, 김민재를 어디에, 누구와 세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황인범 공백을 누가 채울지, 코트디부아르전 후반에 살아난 오현규·황희찬을 어떻게 배치할지 완성된 조합을 보여줘야 한다. 코트디부아르전 내내 보이지 않던 벤치의 전술적 움직임과 일부 선수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어려웠던 투쟁심도 '본선 모드'로 바꿔야 한다. 손흥민·이강인, 결장했던 이재성도 이번엔 출격한다.

상대 오스트리아는 만만치 않다. 랄프 랑닉 감독은 압박 축구의 전도사다. 샬케·호펜하임·잘츠부르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갈고닦은 고강도 압박을 오스트리아 대표팀에도 이식했다. 조직적으로 볼을 빼앗은 뒤 빠르게 전진하는 전술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드러난 한국의 약점, 즉 중원 공백과 느린 빌드업을 그대로 파고들 수 있다. 가나를 5-1로 대파하며 A대표팀 홈 13경기 무패 타이 기록을 달성한 오스트리아는 이번 경기에서 사상 최다인 홈 14경기 무패 신기록에 도전한다.

경기장 분위기도 압박으로 작용한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가나전에 이미 4만 명이 운집했고, 한국전 티켓도 사전 예매만 3만5000장이 팔렸다. 경기 당일엔 4만 명 이상의 붉은 물결이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을 뒤덮을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 티켓 1000장이 단 몇 분 만에 동났을 만큼 현지 열기도 역대급이다. 오스트리아축구협회는 이번 경기를 신기록 달성과 함께 사실상의 월드컵 출정식으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홍명보 감독도 이 상황을 월드컵 본선의 예행연습으로 삼으려 한다. 한국은 본선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는다. 홍 감독은 멕시코 현지답사 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가 경험했듯 월드컵에서 홈팀이 갖는 이점은 굉장히 크다"며 "홈팀 멕시코와 붙는 건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인데, 잘 극복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트디부아르전과 달리 4만 관중의 일방적 함성 속에서 치르는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은, 멕시코 '초록 물결'을 미리 경험하는 실전 훈련이 될 수 있다.

모든 시선이 이 한 경기에 쏠려 있다. 오스트리아 매체의 냉소에 역으로 비웃어주고, 코트디부아르전 참패로 흔들린 대표팀 내부 자신감을 회복하며,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모의고사를 통과해야 한다. 한국과 오스트리아가 A매치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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