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하게 하지 마시라” 한동훈, 오늘 이재명 대통령 정면 비판 (이유)
2026-03-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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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발언에 일제히 비판 목소리 높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 언급을 두고 "국민과 경제를 불안하게 하지 마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이며 대통령의 발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를 거론하며 "대책을 고민할 때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관행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긴급할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한동훈 전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금이 위기 상황이긴 하지만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나 하는 초법적인 '경제계엄령'을 발동할 상황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특히 현재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집권여당이 다수당인데 국회를 건너뛰고 경제계엄령을 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쓰지 않은 긴급재정명령을 섣불리 시사해서 국민과 경제를 불안하게 하지 마시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위기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긴급재정명령까지 거론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비상계엄에서 보았듯 헌법상 비상권력은 한 번 열리면 통제하기 어렵고 민주적 절차를 훼손할 수 있다"며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키며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욱 날을 세웠다. 최 수석대변인은 "헌법 제76조의 긴급재정명령은 국회가 열려 있지 않거나 집회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는 극한 상황에서만 최소한으로 발동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언을 "위기 상황을 해결할 실질적 대안이 부재함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현재 국회는 상시 국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긴급재정명령 발동 시에도 반드시 국회 보고와 승인을 거쳐야 하고 승인 없이는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를 무시하고 먼저 비상 카드를 꺼낸 것은 헌법 절차를 무시한 정치적 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된다면 국정 책임자로서 겸허하게 국회와 소통에 나서는 것이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76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상황에서 국회를 통한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밟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 명령을 직접 발동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단, 발동 이후에는 반드시 국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을 얻지 못하면 즉시 효력을 잃는다.
실제 발동 사례는 극히 드물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93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전격 시행하면서 활용한 것으로, 이후 3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쓰이지 않았다. 한동훈 전 대표가 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조차 동원되지 않았던 카드라고 지적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야권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일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측은 긴급재정명령 활용을 기정사실화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수단 중 하나를 언급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발언 자체가 시장과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