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 떠다니는 캐리어 속 50대 여성 시신…20대 딸·사위 긴급체포

2026-04-0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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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장면 CCTV 보여주자 범행 시인

지난달 31일 오전 '신천에 수상한 캐리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31일 오전 '신천에 수상한 캐리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31일 대구 도심 하천인 신천에서 발견된 캐리어 속 50대 여성 시신 사건이 가족 간 범행으로 드러났다.


1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북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께 시체유기 혐의로 숨진 여성 A(50대) 씨의 딸 B(20대) 씨와 사위 C(20대) 씨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와 C 씨 부부는 지난달 18일 중구 주거지에서 A 씨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도보로 이동해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 캐리어가 떠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이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A 씨 시신이 들어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A 씨 시신 발견 당시 외관은 다소 변형된 상태였고 신분증 등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시신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다”며 “흉기에 찔리거나 둔기에 맞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신에서 지문과 DNA 등을 채취해 숨진 여성이 대구에 거주했던 50대 여성인 것으로 확인했다.

대구북부경찰서. / 뉴스1
대구북부경찰서. / 뉴스1

이후 A 씨 행적 조사와 주변 보안카메라(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B 씨와 C 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착수 10시간 30분 만에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피의자들은 체포 직후 이뤄진 조사에서 A 씨 시신 유기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 씨와 C 씨 등 2명에게는 아직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된 상황이라 이들이 A 씨를 직접 살해했는지,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공범이 있는지 등은 추후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경찰은 특히 A 씨 사망과 관련해 시신에서 흉기 등을 이용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까닭에 숨진 여성이 독극물 등에 의해 살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추가 공범 여부를 포함해 구체적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해자와 관련해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등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피해자가 실종돼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한 적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신고 후 금방 피해자를 발견해 사건이 종결됐다”고 했다.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캐리어나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하는 수법은 발각을 최대한 늦추려는 이른바 '지연 발견형' 범죄로 꼽힌다. 시신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일반 짐처럼 위장하면 주변의 의심을 사지 않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다. 2023년 부산에서도 20대 여성 정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낙동강 인근에 유기했다가 검거된 바 있어, 유사한 범행 패턴이 사회적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수사 전문가들은 캐리어를 이용한 시신 유기가 증거를 훼손하고 사체 부패를 앞당겨 수사 초기 실체 파악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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