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도움 안됐다”…주한미군 언급하며 공개 불만

2026-04-02 07:15

add remove print link

일본·중국도 함께 거론…에너지 수입국 책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2일 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 도중 관련 입장을 밝히며 “유럽 국가가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고 말한 뒤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중동 해상 안보 부담을 동맹과 주요 석유 수입국들에 함께 지우려는 인식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만 따로 떼어 비판하기보다는 유럽과 일본 중국까지 함께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관련 국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언급한 뒤 곧바로 주한미군 문제를 꺼냈다. 그는 “우리가 험지에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 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중동 문제에서는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 85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에도 병력 수치를 부풀려 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긴장 속 나온 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된 상황과 맞물려 나왔다. 이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곳이다. 국제 유가와 글로벌 물류 흐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역인 만큼 미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맹국들과 역할 분담 문제를 함께 거론하고 있다.

외신들도 이번 발언을 단순한 말실수나 즉흥 발언으로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 표출이라는 측면은 분명하지만 그보다는 중동 항로 안전 문제를 두고 미국이 계속 제기해 온 부담 분담 논리를 다시 강조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즉 한국이 이번 발언에서 비교적 강하게 언급되기는 했지만 보다 큰 틀에서는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들여오는 나라들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맥락에서 일본과 중국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하게 두자. 그들은 해협에서 석유 90%를 가져온다”고 말했고 이어 “중국이 하게 두자. 그들이 하게 두자”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직접 해상 안전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한국 겨냥했지만 확대해석은 경계

다만 이번 발언을 곧바로 한미 간 새로운 갈등 국면이나 동맹 재조정 신호로까지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콕 집어 장기적인 외교 현안을 새로 제기했다기보다는 호르무즈 해협 대응 문제를 말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거칠게 표현한 측면이 더 크다. 발언의 결은 분명 강했지만 메시지의 중심은 미국이 중동 해상 안보를 혼자 떠맡을 수 없다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가볍게 넘길 만한 장면만도 아니다. 한국으로서는 주한미군 문제와 중동 지역 협력 문제가 한 발언 안에서 함께 묶였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 수혜를 거론하며 다른 지역 현안에서의 기여를 압박하는 듯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군사 관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 동맹국 역할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발언은 한국만을 정조준한 새로운 대형 메시지라기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미국의 부담 분담 요구하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문제와 함께 거론됐다는 점은 분명 가볍지 않다. 중동 정세가 더 흔들릴 경우 미국의 추가적인 협력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