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 임성근 바라보며 "모르는 사람...'우리 사단장'이란 말은 기억나"
2026-04-0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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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위증 혐의 재판, 핵심 참고인의 기억 상실 주장으로 수사 기록과 엇갈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위증 혐의 재판에 배우 박성웅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를 받고 있다. 해당 법률은 국회에서의 증언이나 자료 제출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8일 공판기일을 열고 박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박 씨는 피고인석을 바라보며 “이쪽이 임성근 전 사단장이냐”며 “이분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의혹 제기 과정에서 언급됐던 인물과의 직접적인 인지 여부를 부인한 발언으로 기록됐다.
박 씨는 앞서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2022년 8월 서울 강남 일대의 한 술집에서 지인들과 함께한 자리를 중심으로 상황을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가수 A씨,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그리고 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동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날 법정에서는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어갔다. 박 씨는 “해당 술집의 상호나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동생이나 친구처럼 여기는 인물이 잠깐 왔다 간 것은 기억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인물을 두고 ‘우리 장군’, ‘우리 사단장’, ‘해병대’라는 표현이 오갔고, 서로 포옹하는 장면은 기억난다”고 진술했다.
이종호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으며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 팔순 잔치에도 이 전 대표가 참석한 적이 있다”고 말해 개인적 친분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박 씨는 재판부에 비공개 진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직업 특성상 공개 재판으로 진행될 경우 언론 보도 등으로 과도하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돼 진술의 충실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공개 재판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개 재판을 유지했다.
앞서 박 씨는 지난달 재판 출석을 앞두고 “스케줄 문제로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사유서를 제출해 증인신문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이날 공판에 출석해 증언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은 이종호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시도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씨의 계좌를 관리했던 인연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러한 인물 간 관계와 접촉 여부가 국회 증언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됐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참고인 진술과 정황 등을 토대로 해당 발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기소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쌍룡훈련 초청 명단과 관련한 발언, 그리고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 진술 역시 허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발언들이 국회에서의 증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피고인 측은 국회 증언 당시 상황과 기억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향후 추가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핵심 참고인의 진술 내용과 기존 조사 기록, 그리고 당시 정황 자료가 어떻게 종합적으로 판단될지에 따라 재판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