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탈출' 2살 늑대, 초등학교 인근서 목격…“사살도 검토”

2026-04-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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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밑 파고 탈출한 늑대, 초등학교 인근까지 출몰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수컷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해 이틀째 수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시민 안전을 위해 사살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있다.

대전 도심에서 목격된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 / 뉴스1
대전 도심에서 목격된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 / 뉴스1

철조망 밑 땅 파고 탈출…신고는 50분 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내 늑대 사파리에서 수컷 성체 늑대 한 마리가 우리를 빠져나갔다. 탈출 경로는 사육장 철조망 아래 흙을 파낸 것으로 확인됐다.

오월드 측이 사육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개체 수가 줄어든 사실을 인지한 건 탈출 약 12분 뒤인 오전 9시 30분. 직원들은 즉시 자체 포획 작업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자, 약 50분이 지난 오전 10시 10분이 돼서야 소방과 경찰, 대전시 등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공식 접수한 시각은 오전 10시 24분이다.

8일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1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소방, 경찰, 오월드, 금강유역환경청, 엽사 등이 수색 및 포획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8일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1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소방, 경찰, 오월드, 금강유역환경청, 엽사 등이 수색 및 포획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탈출한 늑대는 2024년 1월 오월드에서 태어난 2살짜리 수컷으로 이름은 '늑구'다. 인공포육 개체로, 몸길이 65㎝에 몸무게 약 30㎏으로 대형견과 비슷한 크기의 성체다. 전날 사료를 섭취한 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월드는 오전 9시 40분쯤 원내를 배회하는 늑대를 발견하고 관람객 전원을 귀가 조치했으며, 이후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경찰과 오월드는 오전 10시 46분 현장에 지휘소를 설치하고 원내 수색을 본격화했다.

도심 출현…초등학교 앞 혼란

수색 당국은 늑대가 동물원 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색을 이어갔지만, 늑대는 오전 11시 30분쯤 오월드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후 1시쯤에는 오월드에서 직선거리로 1.6㎞ 떨어진 산성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8일 대전 도심에서 목격된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 / 뉴스1
8일 대전 도심에서 목격된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 / 뉴스1

때마침 하교 시간을 앞두고 재난 안전 문자가 발송되면서 학교 주변은 큰 혼잡에 빠졌다. 불안에 휩싸인 학부모와 학원 차량들이 앞다퉈 아이들을 데리러 몰려들었고, 학교 측은 즉각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기연 대전산성초등학교장은 TJB와 인터뷰에서 "정문들 다 폐쇄하고 교육 활동을 운동장에서 하는 건 다 금지했다. 학생들이 무리 지어서 갈 수 있게 하고, 반대 방향으로 설정해서 귀가 조치 시켰다"라고 말했다.

늑대 출몰 소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전시는 재난 문자를 통해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는 오월드 사거리 쪽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으니 인근 시민분들께서는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보문산 인근에서는 산책을 전면 금지하고 즉시 실내로 대피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틀째 수색…생포 우선, 사살도 검토

늑대 탈출 이틀째인 9일 현재, 오월드 직원 100명, 경찰 110명, 소방 37명 등 250여 명의 인력이 긴급 투입돼 합동 수색·포획 작전을 벌이고 있다. 수색 대열에는 경찰과 군, 특공대, 엽사도 포함됐으며, 전날 밤부터 오월드 뒤편 야산을 중심으로 흔적을 추적 중이다.

9일 낮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수색견 투입 등 일부 수색 방식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늑대의 귀소 본능을 활용해 사파리 방향으로 유인하는 '토끼몰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오월드 관계자는 "전날 암컷 늑대를 투입해 유인하는 전략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밤새 야산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최대한 여기서 벗어나지 않게 하면서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고해상도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도 동원해 상공에서 위치를 탐색하는 중이다.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를 수색 중인 경찰과 소방 / 뉴스1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를 수색 중인 경찰과 소방 / 뉴스1

탈출 후 동물원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골든타임은 48시간 이내로 알려졌다. 당국은 마취총을 활용한 생포를 최우선 방침으로 삼고 있으나, 늑대의 활동 반경이 최대 100㎞에 달하는 만큼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살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월드, 맹수 탈출 이번이 처음 아냐

오월드에서 맹수가 탈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해 4시간여 만에 사살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육장 청소를 마친 직원이 이중 잠금장치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사고 역시 사육 환경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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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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