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호남 민가의 품격~ 보성 '영광정씨 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서 품었다
2026-04-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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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현장서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서 정식 수령… 가치 재확인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 아우르는 호남 전형적 가옥 구조 완벽 보존… 건축사적 의의 커
득량만 품은 뛰어난 경관과 삼의당 등 문중의 역사 간직… "체계적 관리 및 활용에 박차"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400년의 장구한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전남 보성의 전통 고택이 마침내 국가 지정 문화유산으로서의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호남 지역 전통 민가의 고유한 건축미와 선조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이 공간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으로 그 가치를 확고히 인정받았다.
◆ 400년 역사 현장에서 전해진 뜻깊은 증표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 8일 보성읍 봉강리에 위치한 '영광정씨 고택' 현장에서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서 전달식이 열렸다. 이번 뜻깊은 자리는 해당 고택이 앞서 2025년 12월 18일 자로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행사에는 최보근 국가유산청 차장과 이길용 전라남도 문화융성국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지정서를 전달하고 고택 일대의 보존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 호남 전통 민가의 정수, 시대를 잇는 건축사적 가치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은 조선 후기 인물인 정손일(1609~?)이 처음 이곳에 터를 잡은 이래 40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전통 가옥이다. 넓은 마당을 중심에 두고 안채와 사랑채가 조화롭게 배치된 전형적인 호남 지역 민가의 구조를 띠고 있다. 특히, 凹자 형태의 안채 구조와 후면의 짜임새 있는 수납공간은 과거 보성 지역의 고유한 주거 방식과 생활 양식을 오롯이 보여주는 귀중한 건축학적 지표로 평가받는다.
◆ 자연과 건축의 절묘한 조화, 깊이 있는 문중의 서사
고택은 단일 가옥의 아름다움을 넘어 일대의 풍경과 어우러져 깊은 역사성을 자아낸다. 서쪽 계곡 건너편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서당과 접객 공간으로 쓰였던 '삼의당(三宜堂)'이 자리 잡고 있으며, 앞쪽으로는 1880년 조정의 명으로 건립된 '광주이씨효열문(廣州李氏孝烈門)'이 세워져 있어 문중의 묵직한 민속적 전통을 증명한다. 더불어 득량만을 바라보는 탁 트인 시야와 자연에 순응하며 가꾼 안마당 정원 등은 조상들의 뛰어난 원림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숨은 보물에서 모두의 유산으로"… 보존과 활용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보성군은 이번 지정서 수령을 기점으로 삼아 지역 문화재 관리에 더욱 힘을 쏟을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영광정씨 고택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우리 보성이 품고 있는 역사 문화 자원의 뛰어난 가치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값진 성과"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이 소중한 전통 가옥을 체계적으로 보존 및 관리하는 한편, 군민과 방문객들이 고택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다채로운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