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비정규직에겐 연봉 더 줘야... 자발적 실업에도 수당 줘야”
2026-04-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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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실업하는 사람 어디 있나“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노동 분야에서 과감한 제도 개혁 의지를 밝혔다.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가 하면 자발적 실업자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노동 문제는 매우 예민해서 조심스러운 문제이기는 하다"면서도 "저는 최소한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받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용감하게 하는 것"이라며 노동 제도 전반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 문제에 있어서 이념이나 가치에 매여선 안 되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역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안정성이 있는 정규직과 달리 불안정한 비정규직은 더 높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 고용이 불안한 사람이 덜 받는 것은 아주 나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하는데, 똑같은 일을 해도 고용이 안정된 사람이 더 많이 받는다"며 임금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비정규직 사용 기한을 2년으로 제한한 현행 제도의 역설적 효과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유연화를 막기 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봤더니 절대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하지 않고 1년 11개월 만에 계약을 끝내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화를 강제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2년 이하의 고용'을 강제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며 취지와 달리 제도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불안을 오히려 심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우리 노동자들이 억압받고 탄압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얘기하지만, 저는 안정성에 대한 기대를 다 내버렸다"며 "기업이 안정적인 고용을 아예 하지 않고, 하청을 주거나 계약직을 늘리는 등 온갖 꼼수를 쓸 뿐 정규직을 뽑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업수당 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자발적 실업에 대해서는 실업수당을 주지 않으니 다 권고사직을 하게 되지 않느냐"며 "사장과 사용자가 서로 합의해 권고사직을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편법과 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일부러 실업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자발적 실업은 '자기가 좋아서 그만둔 것'이니 수당을 안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전근대적이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이 함께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문위원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대전환기 한국경제의 진단과 중점과제' 보고에서 "근로자 보상 체계를 근속 중심에서 생산성·역량 위주로 바꿔 유연성과 이동성이 중시돼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 등 최첨단 분야 인력에는 파격적 보상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1일 민간 자문위원 위촉 이후 처음 개최된 전체회의다. 김 부의장을 비롯한 민간 자문위원 29명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 9명,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성장수석 등 총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자문위원들을 향해 "여러분이 미리 준비한 자료가 충실해 정부 정책으로 채택할 만한 내용이 많더라"며 "점심 일정을 뒤로 미뤄놨으니 충분히 토의하기 바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