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민주당 결선 흔든 김수현의 선택…지지선언 넘어 ‘정책 흡수전’ 시작됐다

2026-04-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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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배선호 합류 이어 또다시 결선 변수 된 탈락 후보 표심…이번엔 김수현·고준일이 이춘희 쪽으로
원팀 효과 기대 속 ‘정치적 딜’·논공행상 우려도…결국 시너지는 공약 이행으로 증명해야

김수현 예비후보가 10일 이춘희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 / 이춘희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
김수현 예비후보가 10일 이춘희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 / 이춘희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결선은 이제 단순히 이춘희와 조상호 두 후보의 맞대결로만 보기 어렵게 됐다. 본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현 예비후보가 10일 이춘희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세종 경선의 승부처가 다시 한 번 탈락 후보의 표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선은 후보 개인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많은 경선 경쟁자의 의제와 지지층을 흡수해 ‘원팀’의 외형과 내용을 만들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김수현 후보의 선택 자체는 깜짝 카드라기보다, 결선 국면에 들어선 뒤 예고됐던 흐름의 완성에 가깝다. 결선 직후부터 지역 정치권에서는 세종처럼 후보가 많았던 경선일수록 탈락 후보들의 향배가 판세를 가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실제로 고준일 후보가 먼저 이춘희 지지에 나섰고, 김수현 후보도 뒤이어 공개 회견을 통해 정책 연대를 공식화했다. 결선의 핵심 변수가 결국 낙선 후보 지지층의 이동이라는 분석이 현실이 된 셈이다.

세종 정치에서 이런 장면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6·1 지방선거 민주당 세종시장 경선 결선 직전에도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배선호 당시 세종시당 부위원장이 이춘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 김수현 지지선언은 결국 세종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 후보의 합류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변수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세종시장 경선은 늘 본선 경쟁력 못지않게, 결선 국면에서 누가 더 넓은 연대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하게 작동해 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번 연대를 단순한 숫자 더하기로만 보긴 어렵다. 김수현 후보는 이번 회견에서 개인 정치 행보를 접고 ‘세종의 완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춘희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이춘희 후보도 김수현의 혁신 정책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화답하며, 조치원 활성화와 생활밀착형 혁신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핵심은 지지선언 그 자체보다, 경선 과정에서 김수현이 쌓아 올린 현장성·투쟁성 이미지와 이춘희의 행정 경험이 결합될 수 있느냐에 있다. 이춘희가 경륜을, 김수현이 현장성을 상징하는 조합이라면, 두 사람의 결합은 세종 민주당 결선 구도를 안정 대 변화의 이분법에서 경험과 혁신의 혼합 구도로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실제 이 연대가 주는 정치적 시너지도 분명하다. 이춘희 후보 입장에선 탈락 후보 지지층을 흡수해 결선의 당원·여론조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경선 내내 제기된 세대교체와 현장성 요구를 일정 부분 끌어안을 수 있다. 나아가 경선 뒤 본선으로 넘어갈 때 민주당이 결국 하나로 묶였다는 메시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세종뿐 아니라 충청권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이런 합종연횡은 세 확장과 판세 변화의 핵심 변수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런 정책연대가 늘 호평만 받는 것은 아니다. 탈락 후보와 결선 후보의 연대는 자칫 정책 통합보다 세력 거래로 비칠 수 있고, 유권자 입장에선 며칠 전까지 서로를 견제하던 후보들이 갑자기 한편이 되는 장면을 불편하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정책 전면 수용’ 같은 선언은 듣기엔 화려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느냐에 따라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칫 정치적 야합이나 자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이라는 비판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세종 유권자들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큰 담론 못지않게 생활형 과제에 민감하다. 조치원 활성화, 교통 불편, 상가 공실, 재정 부담, 의료와 돌봄 문제처럼 일상과 맞닿은 의제가 쌓여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대가 의미를 가지려면, 김수현이 경선 과정에서 끌어올린 현장 의제들이 정말 이춘희의 공약과 조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상징적 직책을 주고받는 수준에 머무르면 “표는 합쳤지만 정책은 사라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실제로 조치원 재생, 생활밀착형 혁신, 소음 없는 경청 선거 같은 약속이 선거운동과 공약집에 반영된다면, 이번 연대는 세종 민주당 내부의 단순한 봉합이 아니라 내용 있는 재편으로 읽힐 수 있다.

이번 결합은 결국 세종 민주당 경선의 본질을 다시 보여준다. 세종은 전직 시장의 경험과 세대교체 요구, 행정수도 담론과 생활정치 요구가 동시에 충돌하는 도시다. 그래서 탈락 후보의 선택은 단순한 지지선언이 아니라, 결선의 방향을 정하는 정치적 신호가 된다. 2022년 배선호의 선택이 그랬고, 2026년 김수현의 선택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다만 승부는 발표문이 아니라 이후에 갈린다. 이번 연대가 진짜 힘을 가지려면, ‘세종의 완성’이라는 구호를 넘어서 누가 더 많은 시민의 요구를 공약과 시정 운영 방식 안에 실제로 녹여내느냐로 증명돼야 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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