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0마리뿐인데”…‘이 산’에선 못 볼 수도 있는 멸종위기 1급 동물, 무슨 일?
2026-04-10 22:54
add remove print link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예정지 인근서 산양 확인…서식 여부 두고 조사 결과 엇갈려
경북 문경 주흘산에서 멸종위기 1급 산양이 확인됐다. 그런데 산양이 포착된 자리 인근에서는 케이블카 설치 공사가 추진되고 있다. 보호종이 나온 산에서 관광 개발 사업이 함께 진행되면서 문경시와 환경단체의 공방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동물은 산양, 정확히는 긴꼬리산양이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법적 보호종이다. 국내 야생동물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돼 있다. 포획은 물론 서식지 훼손도 금지 대상이다. 국내 개체 수는 약 1000마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가 된 곳은 문경시가 추진 중인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 구간이다.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이 들어설 예정 부지와 가까운 자리에서 산양이 확인됐다. 문경시는 이 사업을 관광객 유치와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목표 완공 시점은 2027년이다. 케이블카 설치와 함께 주흘산 하늘길 조성 등 관광지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카 공사 구간에서 확인…조사 결과 놓고 엇갈린 주장
반면 환경단체는 공사 구간이 산양 서식지와 겹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녹색연합과 문경시민희망연대, 산과자연의친구 등은 주흘산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부지 일대에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산양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6월 12일부터 8월 20일까지 약 두 달이다.

그 결과 상부 승강장 부지 안에서 최소 3마리, 최대 5마리의 산양이 확인됐다. 카메라에 찍힌 횟수는 총 24회다. 승강장 부지에서 600~700m 떨어진 구간에서도 4차례 추가 포착이 이뤄졌다.
이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케이블카 사업 부지와 산양 출현 지점이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이에 문경시는 자체 조사에서는 사업지구 안으로 산양이 유입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을 담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문경시 조사 기간이 13일에 불과했고, 카메라 설치 수도 전체 사업 구간에 비해 적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지역을 두고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현장 재조사 요구도 이어졌다.
공사 중지 명령 이후에도 이어진 공방
이번 사안에서는 산양 문제와 함께 공사 과정도 논란이 됐다. 환경단체와 정치권 일부는 공사 구간에서 무단 벌채와 안전 관리 미흡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3월 대구지방환경청은 허용된 수목 제거 범위를 넘겨 수목을 훼손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 뒤에도 주민설명회가 열리면서 사업 강행 논란이 이어졌다. 설명회에는 초청가수 공연이 포함됐다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축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그린피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연대체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현장 안전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문경시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전 점검 수행기관 지정과 정기 점검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실시됐고, 재해영향평가도 설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산양 서식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관찰 사례는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무인 센서 카메라 운영과 먹이 공급 장치 설치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위 지형에서 살아가는 산양…개체 수 감소 요인은?
산양은 소과에 속하는 중형 포유류다. 몸길이는 105~130cm, 체중은 25~35kg 정도다. 귀 길이는 12~13cm, 뿔 길이는 13~14cm, 꼬리 길이는 11~16cm 수준이다. 이마와 뺨에는 암회갈색, 회색빛 흰색, 검은색 털이 섞여 있으며 전체적으로 회색빛 갈색을 띤다. 겨울철에는 털이 부드럽고 빽빽하게 자란다.

튼튼한 발굽과 두 개의 발가락을 이용해 바위 지형을 오르는 특징이 있다. 높은 산악 산림 지대, 특히 험한 지형에서 생활한다. 성체 수컷은 단독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고, 어미와 새끼는 2~3마리 규모로 움직인다. 겨울철에는 계곡 아래로 내려와 여러 개체가 함께 모이기도 한다.
먹이는 어린잎과 초목, 과실 등이다. 번식은 1~2년에 한 번 이뤄지며, 임신 기간은 약 200~220일이다.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성적으로 성숙하는 데는 약 3년이 걸린다.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다.
산림 개발과 서식처 훼손, 밀렵, 폭설 등으로 개체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 지역에서는 폭설로 고립돼 폐사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